[서평] 기독교 신앙을 세우기 위한 질문과 대답

입력 2022-06-17 03:05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는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통합 대신 고신 합신 백석 개혁 등이 신앙 표준 문서로 채택한 유산입니다. 총 33장으로 구성된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는 칼뱅주의 신학을 체계적으로 강해한 것으로 청교도 언약 신학의 영향을 받았습니다. 내용은 성경, 삼위일체와 예정, 언약 신학, 그리스도의 중재와 자유의지, 구원, 율법, 그리스도의 자유, 예배, 시민 정부와 결혼에 관하여, 교회, 성례, 교회 정치와 권징, 종말론을 다룹니다.

학자 목사인 정요석 박사가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 해설집을 펴냈습니다. 정 목사는 신앙고백서의 목차와 고백 문자와 어귀와 문장 등을 하나도 빼놓지 않고 있는 그대로 자세하게 해설합니다. 달리 말해 신앙고백서의 시대성과는 상관없이 고백서가 의도하고 말하고 가르치고 가리키고 있다고 생각하는 바를 확대해 전달하려고 애씁니다. 이런 의미에서 이 책은 전통적인 조직신학적 진술과 해당 성경 본문에 대한 진지한 해설을 절묘하게 협업시킵니다. 기독교 신앙을 세워가기 위해 신자들이 알아야만 하는 질문과 내용 등을 다루고 있기에 백과사전적 특징을 지닙니다. 상·하 권으로 총 1078쪽의 방대한 해설서입니다.

책의 장점은 책의 분량만큼이나 많습니다. 첫째 신앙고백서 해설이기에 신앙의 내용을 상세하게 설명합니다. 성경 해석이 때론 강해 설교처럼 들리는 이유는 신앙 공동체를 위한 저술이기 때문입니다. 어느 곳을 펼쳐도 해당 고백에 달린 성경 구절들에 대한 참신한 해석이 돋보입니다.

둘째 이 책의 저술 목적은 단순히 교리를 설명하는 데 있지 않습니다. 신앙 공동체에 속한 신자들의 신앙을 자극하고 육성하여 뿌리 깊은 확신을 지니도록 도움이 되는 방식으로 저술됐습니다. 실제적 예화나 논리적 차분함을 통해 잘 이해할 수 있게 돕습니다.

셋째 교리가 어떻게 발전하거나 발생하는지에 대한 역사적 설명을 빠뜨리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아담과 하와의 죄책과 죽음과 부패한 본성이 그 후손에게 전가되는 교리를 반대한 펠라기우스와 아르미니우스에 대해 긴 역사적 배경 설명을 제공함으로써 전가 교리의 확실성과 중요성을 드러냅니다.

마지막으로 17세기 영어로 된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를 정확하게 한글 번역으로 일궈낸 일은 이 책의 가장 중요한 공헌이라고 생각합니다. 저자의 해설에 앞서 신앙고백 번역문을 천천히 자세히 음미하듯이 읽어보길 추천합니다. 그리고 저자가 그 고백 문항을 해설하는 논리 전개와 인용 구절 및 이에 대한 성경 해석 과정, 실제 적용 등을 읽으며 저자가 인도하는 방향을 보길 바랍니다. 여기서 저자는 훌륭한 안내자 역할을 감당합니다. 역사적이고 전통적인 안내입니다.

류호준 초빙교수(한국성서대 구약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