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점식 비토 이준석 겨눈 안철수 “같은 당인데, 내 편·네 편 어디 있나”

입력 2022-06-15 04:06
이준석(오른쪽) 국민의힘 대표가 14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 참석해 안철수 의원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최종학 선임기자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14일 자신이 최고위원으로 추천한 인사들에 대해 이준석 대표가 재고를 요청한 것과 관련해 “같은 당인데 내 편, 네 편이 어디 있나”라고 반문했다.

앞서 안 의원은 합당 전 국민의당 몫으로 합의됐던 최고위원 두 자리에 정점식 국민의힘 의원과 김윤 전 국민의당 서울시당위원장을 추천했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과 검찰에서 함께 일했던 정 의원은 친윤(친윤석열)계 인사로 분류된다.

그러나 이 대표는 추천 인사들에 대한 재고를 13일 요청했다.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피력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껄끄러운 사이로 알려진 이 대표와 안 의원이 인사 문제로 다시 충돌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안 의원은 14일 국민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국민의당에서 함께 일했던 사람들로만 최고위원을 추천하는 게 오히려 계파정치로 보이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안 의원은 “(정 의원을 추천한 것은) 계파정치 이런 것과는 상관이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내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친윤계인 정 의원을 추천했다는 분석이 제기되자 이를 반박한 것이다.

안 의원은 이어 “(재고 요청이) 고민 없이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며 “이 대표 이야기를 들어보겠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이 대표가 만나자면 만날 것인가’라는 질문에 “당연하다”고 답했다. 다만 안 의원은 “이 대표 측으로부터 현재까지 연락을 받은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안 의원은 정 의원과의 인연을 묻는 질문에는 “특별한 인연은 없다”면서도 “제가 3선 의원인데, 한 다리 건너면 인연이 있다”고 답했다. 정 의원은 윤 대통령의 검찰 선배다. 정 의원이 안 의원과 윤 대통령의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정 의원은 전화통화에서 “추천된 지 한 달이 훨씬 넘었는데 (이 대표가) 이제 와서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며 “합당 조건에 국민의당 사람들을 추천해야 한다는 규정 자체가 없지 않았나”라고 되물었다.

그러나 이 대표는 “정치적 부담은 안 의원에게 갈 것”이라며 재고를 거듭 요청했다. 이 대표는 연합뉴스TV에 출연해 “왜 굳이 우리 당 출신(정 의원)과 언론에서 기사가 나올 만한 인사(김 전 위원장)를 넣은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김 전 위원장이 지난 대선 당시 국민의힘을 ‘걸레’라고 표현한 점을 지적한 것이다.

한편 안 의원은 이날 처음 국민의힘 의원총회에 참석했다. 안 의원을 포함해 6·1 보궐선거 당선자 등 새로 국회에 입성한 국민의힘 의원 7명은 처음으로 의원총회에 참여했다.

손재호 강보현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