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14일 자신이 최고위원으로 추천한 인사들에 대해 이준석 대표가 재고를 요청한 것과 관련해 “같은 당인데 내 편, 네 편이 어디 있나”라고 반문했다.
앞서 안 의원은 합당 전 국민의당 몫으로 합의됐던 최고위원 두 자리에 정점식 국민의힘 의원과 김윤 전 국민의당 서울시당위원장을 추천했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과 검찰에서 함께 일했던 정 의원은 친윤(친윤석열)계 인사로 분류된다.
그러나 이 대표는 추천 인사들에 대한 재고를 13일 요청했다.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피력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껄끄러운 사이로 알려진 이 대표와 안 의원이 인사 문제로 다시 충돌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안 의원은 14일 국민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국민의당에서 함께 일했던 사람들로만 최고위원을 추천하는 게 오히려 계파정치로 보이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안 의원은 “(정 의원을 추천한 것은) 계파정치 이런 것과는 상관이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내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친윤계인 정 의원을 추천했다는 분석이 제기되자 이를 반박한 것이다.
안 의원은 이어 “(재고 요청이) 고민 없이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며 “이 대표 이야기를 들어보겠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이 대표가 만나자면 만날 것인가’라는 질문에 “당연하다”고 답했다. 다만 안 의원은 “이 대표 측으로부터 현재까지 연락을 받은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안 의원은 정 의원과의 인연을 묻는 질문에는 “특별한 인연은 없다”면서도 “제가 3선 의원인데, 한 다리 건너면 인연이 있다”고 답했다. 정 의원은 윤 대통령의 검찰 선배다. 정 의원이 안 의원과 윤 대통령의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정 의원은 전화통화에서 “추천된 지 한 달이 훨씬 넘었는데 (이 대표가) 이제 와서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며 “합당 조건에 국민의당 사람들을 추천해야 한다는 규정 자체가 없지 않았나”라고 되물었다.
그러나 이 대표는 “정치적 부담은 안 의원에게 갈 것”이라며 재고를 거듭 요청했다. 이 대표는 연합뉴스TV에 출연해 “왜 굳이 우리 당 출신(정 의원)과 언론에서 기사가 나올 만한 인사(김 전 위원장)를 넣은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김 전 위원장이 지난 대선 당시 국민의힘을 ‘걸레’라고 표현한 점을 지적한 것이다.
한편 안 의원은 이날 처음 국민의힘 의원총회에 참석했다. 안 의원을 포함해 6·1 보궐선거 당선자 등 새로 국회에 입성한 국민의힘 의원 7명은 처음으로 의원총회에 참여했다.
손재호 강보현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