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가 14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체이스센터에서 열린 NBA 파이널 5차전에서 보스턴 셀틱스를 104대 94로 꺾었다. 챔피언까지는 1승만 남았다. 이날 화끈한 재역전쇼의 주인공은 양 팀 에이스 스테픈 커리도, 제이슨 테이텀도 아닌 골든스테이트의 ‘블루 워커’ 앤드류 위긴스(사진)였다.
위긴스는 26점 13리바운드로 2경기 연속 더블더블을 작성했다. 상대 에이스 맨 마킹과 더불어 중요한 리바운드를 거듭 건져내는 보드 장악력에 돌파와 플로터를 기반으로 한 적극적 림 어택까지 올스타 포워드다운 만점 활약을 했다.
골든스테이트 입장에서 잘 풀린 경기는 아니었다. 무엇보다 에이스 커리가 집중 마크와 매치업 헌팅으로 공략당하면서 16득점 8어시스트로 앞선 경기에 비해 부진했다. 장기인 3점을 9번 쏴서 단 하나도 넣지 못하는 극도의 난조를 보인 것도 낯설었다. 덕분에 커리의 플레이오프 연속 3점슛 성공 기록 행진은 132경기에서 끊어졌다.
이는 ‘약속의 3쿼터’를 오히려 보스턴에 내주는 안 좋은 흐름으로 이어졌다. 전반까지 51-39로 앞섰지만 3쿼터 외곽슛 5방을 연이어 얻어맞으며 55-58로 단숨에 역전을 허용했다. 하지만 골든스테이트의 공격 옵션에는 다양성이 있었다. 3점슛 5개 포함 21득점을 기록한 클레이 탐슨이 요소요소에서 빛났고 3쿼터 막판 버저비터 3점을 작렬시킨 조던 풀은 클러치 슛을 던지길 두려워하지 않았다. 게리 페이튼 2세와 드레이먼트 그린 역시 커리의 짐을 나눠서 지며 ‘원팀’으로 보스턴을 제압해냈다.
보스턴으로선 이번 플레이오프 들어 첫 연패가 뼈아픈 순간에 나왔다. 공수에서 커리를 공략해 힘을 빼는 전략은 나쁘지 않았다. 상대 에이스를 묶어 놓고 보스턴 에이스 제이슨 테이텀은 27득점 10리바운드로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턴오버 관리가 이날도 말썽이었다. 골든스테이트(6개)에 비해 3배나 많은 18개의 턴오버로 자멸했다. 보스턴의 2차전(19개)과 4차전(16개) 패배가 턴오버 파티에서 시작됐기에 5차전 패배 역시 당연한 수순이었다.
31개를 던져 21개밖에 넣지 못한 자유투 성공률(67.6%)도 최악이었다. 최종 스코어는 10점 차이였다. 보스턴이 골든스테이트(86.7%)만큼 자유투를 넣었다면 게임 결과는 달라졌을 수 있다.
역대 파이널 5차전 승리 팀의 최종 우승 확률은 73%다. 골든스테이트는 상대 홈인 TD가든 6차전에서 승부를 마무리하거나 만약 패배하더라도 플레이오프 11승 1패로 절대 강세인 홈 7차전까지는 무조건 갈 수 있는 유리한 형세를 만들어냈다. 5차전에서 다소 부진했어도 골든스테이트를 우승 목전까지 이끌고 온 건 커리다. 커리가 커리어 첫 파이널 MVP 획득을 위해 반등할지, 보스턴이 커리 봉쇄 작전을 재차 들고나올지가 최대 관전 포인트로 떠올랐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