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테이너 기지도 시멘트 공장도 잇단 스톱… 산업계 위기 고조

입력 2022-06-14 22:53
화물연대 총파업 일주일째인 지난 13일 오후 경기도 의왕시 내륙컨테이너기지(ICD)에서 쌓여있는 컨테이너 옆에 화물차들이 멈춰 서 있다. 연합뉴스

14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의 파업이 8일째를 맞이한 가운데 시멘트·철강·타이어 등을 비롯한 산업계 전반으로 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한 채 파업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자 산업계가 바짝 긴장하는 모습이다.

수도권 물류 거점인 경기 의왕 내륙컨테이너 기지(ICD)의 전날 반출입량은 487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에 그쳤다. 평시 월요일 컨테이너 반출입량인 3918TEU의 12.4%에 불과한 수치다. 이중 육송은 20TEU뿐이어서 차량을 이용한 화물 운송은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평택항의 경우 전날 야간작업을 통해 반출입량을 크게 늘리면서 상황이 조금 나아졌다. 전날 평택항의 반출입량은 1146TEU를 기록, 지난달 하루 평균 반출입량인 3010TEU의 38.1% 수준을 보였다.

울산에 위치한 삼표·한라 등 시멘트 공장은 생산량을 조절하거나 생산을 아예 중단하고 있다. 현대차 울산공장도 일주일째 가다 서다를 반복하면서 하루 500여억원의 피해가 누적되고 있다. 여수국가산단 업체도 원료공급이 중단되거나 생산 제품의 재고가 점차 쌓여 장기적으로 일부 공장의 가동 중단이 불가피한 상태다.

인천은 수소충전소 5곳 중 4곳의 운영이 중단됐다. 주요 수소 공급처인 충남 대산석유화학단지 진출입로가 화물연대 파업으로 봉쇄된 탓이다. 유일하게 운영 중인 인천공항 1터미널 수소충전소도 재고가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다.

대구에서는 20여개 레미콘 업체가 레미콘 생산을 하지 못하고 있다. 지역 건설현장도 레미콘을 구하지 못해 공사에 차질을 빚고 있다. 충북 제천 아세아시멘트 공장은 11일부터 소성로(시멘트의 반제품을 생산하는 가마) 3기 중 1기의 가동을 멈췄다. 한국타이어 대전공장도 타이어 제품 반출량이 반토막났다.

산업 현장의 발이 꽁꽁 묶여 있지만 화물연대 집회는 여전히 이어졌다. 이날 의왕 ICD에서는 250여명의 조합원이 “안전 운임제 일몰제 폐지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집회를 이어갔다.

일부 조합원들은 경찰에 체포됐다. 전북 군산경찰서는 화물 운송을 방해한 혐의로 화물연대 소속 조합원 16명을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이들은 군산항 6부두에서 화물 운송을 방해하고 계란을 던지거나, 불법으로 도로를 점거한 채 통행을 방해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체포 조합원 중 15명을 석방하고 지휘부급 1명을 유치장에 입감시켜 추가 조사를 벌이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대전=전희진 기자, 전국종합 heej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