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 일본이 8월 초 하와이 해상에서 북한 탄도미사일 탐지·추적 연합훈련을 실시한다. 한·미·일 국방장관이 최근 싱가포르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서 만나 이 훈련의 정례화와 공개 실시에 합의한 데 따른 것이다. 북한 미사일에 대한 3국의 군사적 공동 대응이 본격화되는 모양새다.
문홍식 국방부 부대변인은 14일 브리핑에서 “다국적 해상훈련인 환태평양훈련(림팩)과 연계해 한·미·일 간 미사일 탐지 및 추적 훈련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문 부대변인은 “점점 고도화되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선 3국이 기존 훈련들을 좀 더 정례화할 필요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탄도미사일 탐지·추적 훈련인 ‘퍼시픽 드래곤’은 8월 1~14일 열릴 예정이다. 다만 기상 상황이나 림팩의 다른 훈련 일정에 따라 변경될 수도 있다. 훈련은 표적으로 쏘아 올린 SM-2 모의탄을 탐지·추적하고 요격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해군은 2년 주기 림팩 훈련 때 미·일 등과 탄도미사일 탐지·추적 연합훈련을 벌였으나, 문재인정부 때인 2018년과 2020년에는 남·북·미 화해 기조에 따라 훈련 일정이 지연되거나 비공개로 진행됐다. 한·미·일 국방장관은 지난 11일 회담에서 3국 안보 협력 강화 필요성에 공감하면서 이 훈련을 정기적·공개적으로 실시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번 훈련에는 한·미·일과 ‘파이브아이스(Five Eyes)’ 소속인 호주가 참여하며 캐나다도 참가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파이브아이스는 미국·영국·캐나다·호주·뉴질랜드 5개국이 결성한 기밀정보 공유 동맹이다. 미국 조야에선 한국도 파이브아이스에 참여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간간이 제기됐다. 이번 훈련을 계기로 우리나라가 파이브아이스 국가들과 합을 맞춰보며 향후 정보 공유 가능성까지 모색해볼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한·미·일은 퍼시픽 드래곤 훈련 외에 미사일 경보훈련도 올 하반기에 2회 이상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3국은 2016년 5월 미사일 경보훈련을 처음 실시한 뒤 분기마다 열기로 합의했으나, 최근 몇 년간은 간헐적으로 열리고 내용도 공개되지 않았다. 경보훈련은 모의탄을 발사하되 요격은 하지 않는 방식이나 컴퓨터 시뮬레이션 방식으로 진행된다.
김영선 정우진 기자 ys8584@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