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분적으로 현실화된 일들이 조만간 일상으로 변한다. 이게 ‘스마트폰의 미래’다. 스마트폰 운영체제(OS)를 만드는 구글과 애플은 올해 새로운 업데이트를 통해 스마트폰이 지갑, 각종 열쇠 등을 대체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애플은 최근 세계개발자대회(WWDC)를 통해 공개한 iOS 16에서 애플 페이 레이터(Apple Pay Later)를 선보였다.
최근 주목받는 BNPL(선구매, 후결제)를 애플 페이에 적용해 애플 페이 사용을 활성화한다는 목표다. 지갑 애플리케이션에는 집, 호텔, 사무실 및 자동차에 사용하는 디지털 키 기능과 신분증 추가도 가능해진다.
구글도 지난 5월 구글 개발자대회에서 올해 가을에 내놓을 ‘안드로이드 13’에서 지불 및 교통카드, 코로나19 예방접종 기록, 항공권 및 학생증 같은 개인문서를 ‘구글 월렛’에 저장할 수 있도록 한다고 발표했다.
사미르 사마트 안드로이드 및 구글 플레이 부사장은 “오늘날 외출할 때 꼭 챙기는 것은 스마트폰과 지갑 뿐이다. 우리의 질문은 스마트폰이 지갑을 대체할 수 있는지다”고 말했다.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디지털 카메라, MP3 등이 사라진 것처럼 현재 지갑이 있어야만 할 수 있는 행위들을 스마트폰이 모두 흡수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14일 시장조사업체 e마케터에 따르면 미국 내 매장에서 모바일 결제 사용비율은 2025년 5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지갑을 들고 나갈 필요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 셈이다. 다른 기기와의 연결성 강화는 구글과 애플에서 지향하는 지점이다.
애플은 주요 자동차 제조사와 협력해 새로운 카플레이를 준비 중이다. 카플레이가 차량의 정보를 활용해 주유량, 냉난방 설정 등 자동차 전반을 제어하는 게 골자다.
사용자는 아이폰을 쓰는 것과 비슷한 사용자경험(UI)를 자신의 자동차에서도 경험할 수 있다. 구글은 기기 간 자동 오디오 전환, 스마트폰과 컴퓨터 사이의 메시지 동기화, 빠른 페어링 등 향상된 연결성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구글도 새로운 안드로이드 오토용 화면 인터페이스를 공개해 자동차로 경험 확장에 나섰다.
이는 스마트폰이 ‘초연결 시대(모든 걸 연결하는 시대)’에 중요한 허브 기기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점을 암시한다. 집, 자동차, 사무실 등 이동하는 장소에서 동일한 사용자 경험을 이어가려면 스마트폰이 구심점으로 기능해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 IT매체 씨넷은 “올해 구글과 애플의 OS 업데이트는 스마트폰이 온·오프라인 생활에 얼마나 필수적인지를 알릴 뿐만 아니라 IT 업계가 향하고 있는 다음 방향을 알려준다”고 분석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