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영화 ‘변호인’ 보고 눈물” 권양숙 “취임식 못 가 죄송”

입력 2022-06-14 04:08
김건희 여사가 13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의 노무현 전 대통령 사저를 찾아 권양숙 여사를 예방하고 있다. 권 여사가 “현충원에서 (김 여사가 윤석열 대통령의) 빗물을 닦아주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고 덕담을 건네자 김 여사는 “여사님을 보고 많이 배웠다”고 화답했다. 대통령실 제공

김건희 여사가 13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권양숙 여사를 예방했다.

김 여사는 노 전 대통령 사저에서 권 여사와 1시간30분간 비공개 환담을 가졌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김 여사는 “노 전 대통령이 살아계셨다면 ‘너(윤석열 대통령)는 통합의 대통령이 되어라’고 말해주셨을 것 같다”며 “국민 통합을 강조하신 노 전 대통령을 모두가 좋아했다”고 말했다. 김 여사는 노 전 대통령을 다룬 영화 ‘변호인’을 윤 대통령과 함께 보면서 눈물을 흘린 기억도 언급했다.

권 여사는 “몸이 불편해서 (윤 대통령) 취임식에 가지 못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상의 자리는 평가받고 채찍질을 받을 수밖에 없다. 많이 참으셔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여사와 권 여사는 대통령 배우자로서의 삶과 애환, 내조 방법 등에 대해 허물없는 대화를 주고받았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김 여사는 따뜻한 빵을 가져와 전달했고, 권 여사는 ‘김해장군차’를 대접하면서 ‘노무현의 사람사는 세상’ 책을 선물했다. 김 여사는 노 전 대통령 기념관도 관람했다.

이날 봉하마을 방문은 윤 대통령 취임 후 김 여사의 첫 번째 단독 공식 일정이었다. 윤 대통령은 오전 출근길에 기자들이 ‘김 여사의 공개활동 신호탄이냐’고 묻자 “자꾸 이렇게 매사를 어렵게 해석하냐”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윤 대통령은 “작년부터 한번 찾아뵌다고 하다가 시간이 안 맞고 그래서 (이번에) 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도 “전직 대통령 부인을 뵙고 인사하는 건 ‘조용한 내조’에 해당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