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구의 신진 쌍두마차 이정후와 강백호가 주말 시리즈에서 나란히 맹활약을 펼치며 소속팀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이정후는 12일 KIA 타이거즈와 광주 원정경기에서 5회 역전 3점 홈런, 6회 그랜드슬램을 연이어 터뜨리며 KBO 데뷔 첫 연타석 홈런을 작렬했다. 7타점을 쓸어 담은 이정후의 활약에 힘입어 키움 히어로즈는 10대 8 승리로 KIA 상대 위닝시리즈를 챙겼다.
이정후는 이미 KBO 규정타석(3000타석) 기준 역대 통산타율 1위(0.340)를 달리고 있다. 정교함은 상수에 파워까지 덧붙여 완성형 선수로 진화하고 있다. 6월 1주 차 홈런 1위(3) 타점 1위(10) 출루율 1위(0.552) 장타율 2위(0.826) OPS 2위(1.378)에 오르며 아름다운 일주일을 보냈다. 키움은 승부처에 더 불타오르는 이정후와 리그 적응을 마친 푸이그를 앞세워 선두 SSG 랜더스를 3.5게임 차 사정거리에서 꾸준히 압박하고 있다.
올해로 6시즌째를 맞은 이정후는 내년 시즌 이후 포스팅 시스템을 거치거나 8시즌을 모든 채운 뒤 FA 자격으로 해외 진출을 노릴 수 있다. 미 일 야구계 모두 관심이 큰 상황에서 OPS 히터로서 장점까지 장착한다면 러브콜은 한층 거세질 전망이다.
야구 관계자들은 “타격 기술이 완성도가 높고 포지션도 경쟁력이 있다”며 “일본에서 더 많이 관심을 가질 스타일”이라고 전망한다. 이정후 본인은 도쿄 올림픽을 계기로 “공격적으로 대결하는 미국이 더 잘 맞을 것 같다”며 메이저리그 도전에 무게를 두고 있음을 언급했다.
또 한 명의 천재 강백호 역시 부상 복귀 후 예열을 마쳤다. 발가락 골절에서 돌아온 강백호는 4일 1군 복귀 후 17타석 무안타로 우려를 자아냈지만 9일 키움전에서 마수걸이 2루타를 신고한 뒤 본 모습을 되찾는 중이다. 연일 멀티히트 경기로 타격감을 조율하더니 12일 팀이 0대 13으로 대패한 경기에서도 3안타로 고군분투했다.
KT 위즈는 이날 패배에도 롯데 자이언츠를 상대로 위닝시리즈를 챙겼고 강백호 복귀 전후로 최근 10경기 6승2무2패를 기록, 가장 높은 승률을 거뒀다. 5위 삼성과 6위 두산을 반게임 차까지 쫓으며 중위권 경쟁에 본격 뛰어들었다.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의 부진과 웨스 벤자민의 부상 이탈은 뼈 아프지만 강백호 박병호 황재균으로 이어지는 클린업이 중심을 잡아주면 분위기는 달라진다. 새 외인 타자 앤서니 알포드와 벤자민 합류 시점까지 상승세를 유지한다면 이강철 감독의 구상대로 6월 디펜딩챔피언의 반등은 현실이 될 가능성이 높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