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지난 4, 5월 기준금리를 인상한 데 이어 오는 7, 8월에도 올려잡을 가능성이 크다. 고공행진하는 물가를 잡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다. 최근 몇 년 새 대출을 급격히 늘린 가계는 물가 상승과 대출 이자 부담 확대라는 이중고에 직면할 공산이 커졌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장에서는 오는 7, 8월 기준금리가 잇달아 오를 것을 기정사실로 여기고 있다. 이런 관측이 현실화될 경우 지난 4, 5월에 이어 네 차례 연속 상승이다. 금통위는 3, 6, 9, 12월을 제외하고 1년에 8번 열린다. 금통위가 7월과 8월에 각각 0.25% 포인트 올린다고 가정할 경우 기준금리는 2.25%가 된다. 기준금리가 2%를 초과했던 것은 2014년 10월 14일(2.25%)이 마지막이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0.5% 올릴 가능성도 있다. 박종석 한은 부총재보는 지난 9일 “현재로서는 ‘빅스텝’(기준금리 0.5% 포인트 인상)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기준금리가 급등하는 만큼 대출 이자 부담도 커진다. 지난 10일 기준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4.28~6.81%로 상단이 7%에 근접한 상황이다.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연 7%를 넘길 경우 12억8582만원(서울 전용면적 84㎡ 아파트 2022년 평균 매매가)짜리 집을 구매하며 대출을 최대(4억3761만원)로 받은 사람의 월 원리금 상환액은 291만원까지 상승한다. 기준금리가 연 4%일 때 월 원리금 상환액(209만원)보다 82만원이나 늘어나는 셈이다.
치솟고 있는 물가는 내려올 기미를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우선 산업계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유가가 치솟고 있다. 지난 12일 오후 7시 전국 휘발유 평균가격은 ℓ당 2069원으로 전일 대비 4원 상승했다. 기존 최고가인 2063원(2012년 4월 18일) 기록을 10년2개월 만에 갈아치웠다. 도시근로자에게 체감도가 높은 외식물가도 마찬가지다. 지난 5월 외식물가지수는 2021년 12월 대비 4.2% 올라 전체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3.4%)을 1% 포인트 가까이 상회했다.
양준석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는 “유가든 외식물가든 당분간 하락할 요인이 없다”면서 “인플레이션(지속적인 물가 상승)을 잡지 못하면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어 한동안 기준금리 인상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김진욱 기자 real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