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 모를 인플레에 바닥 모를 추락… 코스피 2500선도 위태

입력 2022-06-14 04:04
1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한결 기자

증시의 답답한 흐름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외국인들은 올해 들어 꾸준히 ‘셀코리아’ 행렬을 이어가고 있고 개인투자자들도 주식투자에서 손을 떼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현상이 일어나는 가운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자이언트스텝’(한 번에 기준금리를 0.75% 포인트 이상 올리는 행위)이라는 초강수를 꺼낼 수도 있다는 전망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국내 증시에선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가 이어지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13일 발표한 ‘2022년 5월 외국인 증권투자 동향’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달 국내 상장주식 1조6140억원을 순매도했다. 1월 1조6770억원, 2월 2조5000억원, 3월 4조8660억원, 4월 5조2940억원에 이어 올 들어 5개월 연속 ‘팔자’ 행진을 벌이고 있다.


개인투자자의 주식투자 열기도 차갑게 식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투자자 예탁금은 지난 9일 기준 56조9731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1월(67조3679억원)에 비해 약 10조원이 빠져나갔다. 올 들어 월평균 투자자 예탁금 규모는 꾸준히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CPI)가 예상치를 웃돈 8.6%로 나오면서 한동안 잠잠했던 미 연준의 자이언트스텝 가능성도 다시 살아나고 있다. 지난달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자이언트스텝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했지만 극약 처방 없이는 물가를 잡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당장 14~15일(현지시간)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그 자리가 될 가능성도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인플레이션 통제를 위해 경기를 침체에 빠뜨려야 하는, 암울한 계산에 직면해 있다”고 평가했다. 연준의 금리인상 전망치인 ‘Fed 워치’ 기준 6월 FOMC에서의 자이언트스텝 확률은 3.6%에서 23.2%로 상승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정학적 악재가 여전히 해소되지 않는 점도 증시 불안을 가중시키는 요인이다.

이런 대내외적 악재 때문에 이날 2500선을 간신히 지킨 코스피지수의 추가 하락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역대 경기 둔화와 미 연준의 긴축 국면에서 미 증시가 23~25% 정도 하락했으며 이를 코스피에 적용하면 2450~2550선 정도”라며 “경기침체까지 변수로 더한다면 최소 35% 이상 하락, 2150선까지 밀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지나친 비관론에 빠질 필요는 없다는 분석도 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5월 CPI가 예상치를 웃돌며 공포가 되살아났지만 근원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달 수치를 하회하며 ‘인플레 피크아웃’ 기대는 여전히 유효하다는 점을 보여줬다”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을 더욱 적극적으로 단행할 것이라고 발표한 점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