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홍호 ‘한일전 대참사’

입력 2022-06-14 04:07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한국 U-23(23세 이하) 축구대표팀이 12일(현지시간)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의 파흐타코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일본과 8강전에서 0대 3으로 패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3년 전 ‘황금세대’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상대는 2살 어렸고 ‘영원한 숙적’ 일본이었지만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한국 U-23(23세 이하) 축구대표팀은 졸전으로 참패했다. 전술 부재와 준비 부족 등 예견된 참사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 U-23 대표팀은 12일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의 파흐타코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일본과 8강전에서 0대 3으로 졌다. 2년 전 전승으로 우승을 거머쥔 한국은 2연패를 노렸으나 5회째를 맞은 대회에서 처음으로 4강에 들지 못했다.

특히 3년 전 국제축구연맹(FIFA) U-20(20세 이하) 월드컵 준우승을 차지한 ‘황금세대’가 주축으로 성장해 대회에 나갔지만 2살 어린 일본에 완패해 내상이 더 크다. 일본은 2024 파리올림픽을 대비해 일찌감치 나이보다 2살 어린 21세 이하 선수들로 팀을 꾸렸다.

대회 준비 단계부터 달랐다. 일본은 지난 3월 두바이컵부터 꾸준히 실전 경험을 쌓으며 오랜 시간 발을 맞춰온 덕에 조직력이 돋보였다.

반면 한국은 제대로 된 실전을 치러보지도 못한 채로 대회에 나섰다. 지난 1월과 3월 소집훈련이 발을 맞춰볼 기회였고 대회 직전엔 소집 및 평가전이 없었다. 소속팀 일정으로 K리거 19명 중 14명만 지난달 23일 먼저 떠났고, 나머지 5명은 30일 따로 출국했다.

말레이시아와 첫 경기는 4대 1로 완승하며 희망을 키웠지만, 베트남과 2차전에서 1대 1 무승부로 주춤했고 이어진 태국전도 1대 0으로 간신히 이기며 아쉬움을 남겼다.

매 경기가 실전이자 실험의 대상이 되면서 선발진도 들쭉날쭉했다. 조별리그는 어떻게든 통과했지만 본선에선 통하지 않았다. 조직력이 잘 갖춰진 일본을 공략하는 데 실패했다. 한국과 일본의 슈팅 수는 각각 12 대 15로 큰 차이가 나지 않았지만, 한국의 유효슈팅은 2개에 그쳤다. 반면 일본은 9개의 유효슈팅으로 한국 수비진을 괴롭혔다.

엄원상(울산)의 A대표팀 이동, 골키퍼 고동민(경남)의 부상, 주전 센터백 이상민(충남 아산)의 코로나19 확진 등 변수로 최정상 멤버가 아니었다곤 해도, 이강인(마요르카·스페인) 오세훈(시미즈·일본) 등 ‘황금세대’ 멤버가 건재해 약한 전력이라고도 하기 어려웠다.

변칙적인 라인업을 선택한 것도 독이 됐다. 수비형 미드필더 없이 이강인 고재현(대구) 홍현석(LASK·오스트리아) 등 공격적으로 중원을 꾸렸고, 주로 윙백을 맡아온 김태환(수원 삼성)을 측면 공격수로 전진 배치했다. 하지만 오히려 중원에서 주도권을 내주며 고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