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경기도 월드컵을 준비하는 또 하나의 경기가 될 것입니다. 상대를 존중하면서 저희 스타일에 집중하는 게 가장 중요할 것 같습니다.”
파울루 벤투 한국 남자축구대표팀 감독은 13일 기자회견을 갖고 이집트전에 임하는 각오를 이같이 밝혔다. 벤투호는 14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이집트와 평가전을 치른다. 브라질 칠레 파라과이에 이은 4번째 평가전이다. 대표팀은 이집트전을 끝으로 6월 A매치를 마무리한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32위인 이집트는 아프리카의 강호다. 앞선 3연전이 카타르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만날 ‘남미 강호’ 우루과이를 겨냥한 평가전이었다면, 이집트전은 가나를 대비한 모의고사 성격이 강하다. 한국과 이집트는 역대 A매치 상대전적에서 5승 7무 5패로 팽팽하다. 최근 대결은 2005년 서울에서 열렸는데, 당시 한국은 0대 1로 패배했다.
이집트의 전력이 완벽한 상태는 아니다. 2021-2022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에 오른 모하메드 살라(리버풀)를 비롯해 미드필더 모하메드 엘레니(아스널), 마흐무드 트레제게(바샥셰히르) 등 주축 선수들이 부상 등을 이유로 평가전에 나서지 않는다.
이집트는 지난 9일 말라위에서 열린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예선에서 FIFA 랭킹 140위 에티오피아에 0대 2 완패를 당했다. 이 때문에 가상의 가나전을 구현하기에 다소 아쉬운 상대라는 평가도 나온다.
벤투 감독은 기존에 추구해온 스타일을 발전시키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그는 “결장하는 선수도 많고 감독 역시 최근 부임해 상대 플레이를 예측하기 어렵다”며 “이전 경기에서 미흡했던 부분을 보완하고 좋았던 부분을 이어나가겠다. 우리가 추구했던 방식, 스타일 프로세스를 발전시키면서 최선의 전략 전술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미드필더진에선 변화가 예상된다. 벤투 감독은 “황인범은 경기에 뛸 수 있는 컨디션이 아니다”고 밝혔다. 황인범은 앞선 3경기에 모두 선발로 출전했다. 칠레전 이후 부상으로 소집 해제된 정우영을 비롯해 황인범까지 빠지면서 플랜B를 가동해야 하는 입장이다. 벤투 감독은 “평소 23명보다 더 많은 선수를 불렀지만 그렇다고 모든 선수가 출전한다는 의미는 아니다”며 “팀이 필요한 부분을 파악해 가장 좋은 선발 라인업을 꾸리겠다”고 했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