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목회자부터 말씀으로 견고하게 무장해야 재도약”

입력 2022-06-14 03:02
강용규 한신교회 목사가 13일 강원도 원주 오크밸리리조트에서 개최된 ‘제15회 신학심포지엄’ 개회예배에서 설교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셧 다운’을 겪고 엔데믹 이후 재개와 회복을 지향해 가는 전 세계 교회가 동력으로 삼아야 할 것은 무엇일까. 이에 대한 해답을 모색하고 목회 현장을 다시 일으켜 세우기 위한 동력을 ‘성경’에서 찾고자 하는 이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서울 한신교회(강용규 목사)가 13일 강원도 원주 오크밸리리조트에서 개최한 제15회 신학심포지엄 현장엔 전국 각지에서 500여명의 목회자들이 참가해 첫날부터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충남 보령에서 온 고영학(61·관산교회) 목사는 “지난 2년여간 목회 현장에서 극심한 침체를 경험하는 동안 결국 목회자부터 말씀으로 견고하게 무장하는 것이 회복을 위한 첫걸음이라 생각했다”며 “훌륭한 강사들에게 말씀에 대한 ‘새로운 해석의 틀’을 배우고 싶다”고 밝혔다.

한신교회가 미국 레드랜즈대 샌프란시스코 신학대학원과 공동 개최해 온 심포지엄은 2007년부터 교단과 교파를 초월한 목회자들에게 영적, 지적 재충전 기회를 제공해 왔다. 2020년엔 코로나19 여파로 열리지 못했지만 지난해 6월 하루 일정으로 진행하며 재개했고, 올해는 코로나19 이전처럼 3박4일 일정으로 준비됐다.

강용규 목사는 개회예배에서 “열정을 가진 이들에게 틀림없이 새로운 역사가 일어난다”며 “나흘간의 심포지엄을 통해 새 역사를 향한 거룩한 열망이 솟아나고 엔데믹 시대를 맞은 목회 현장이 재도약으로의 전환점을 확인하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새 시대를 위한 새로운 신학과 설교’를 주제로 열리는 이번 심포지엄은 국내외 수준급 석학들의 뛰어난 강의를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시간으로 자리매김했다. 올해는 박준서(연세대 구약학) 김현철(오하이오 감리교 신학대학원 구약학) 박응천(레드랜즈대 샌프란시스코 신학대학원 신약학) 박찬석(우스터대 종교학) 교수가 강사로 등단한다. 심포지엄은 참석자들에게 ‘강연의 축제’라는 별칭이 붙여질 정도로 빼곡하게 채워진 강의 일정으로 정평이 나 있다. 나흘 동안 아침 경건예배와 식사시간을 제외하곤 오전부터 늦은 오후까지 90분짜리 강의가 12회에 걸쳐 이어진다.

첫 번째 강연자로 나선 박준서 교수는 예언자 요엘 시대에 메뚜기 재앙으로 인해 이스라엘 백성들이 초유의 위기 사태를 겪는 장면을 촘촘하게 들여다보며 성경 속 의미들을 조명했다. 그는 “요엘서 1장 9절에 기록된 ‘소제와 전제가 여호와의 성전에서 끊어졌다’는 이야기는 메뚜기 재앙으로 인해 식량이 떨어져 성전 예배 때 소제(곡식 제물)와 전제(포도주 제물)조차 드리지 못했음을 뜻한다”며 “코로나 사태로 예배를 드리지 못하는 가슴 아픈 경험을 한 한국교회의 모습을 투영해볼 수 있는 장면”이라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요엘서의 각 장을 ‘메뚜기 재앙’(1장) ‘임박한 여호와의 날과 이스라엘 백성들의 회개’(2장 1~17절) ‘여호와의 응답’(2장 18절~3장)으로 나눠 하나님의 뜻이 담긴 표징과 성경이 보여주는 대칭적 구조를 상세히 소개하며 참석자들의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냈다.

원주=글·사진 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