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과 김동연 경기도지사 당선인이 13일 만나 지역 현안에 대해 협력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김 당선인의 면담 요청에 오 시장이 화답해 이뤄진 이날 만남은 20분간의 짧은 만남이었지만 상징성이 작지 않다. 오 시장은 여당인 국민의힘, 김 당선인은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당적이 다르고 둘 다 유력한 차기 대권 주자들이다. 후반기 원 구성도 하지 못할 정도로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국회에서 치열한 샅바싸움에 여념이 없는 와중에 두 당의 중량급 단체장들이 만나 정책 협력을 모색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당리당략에 빠져 걸핏하면 쓸데없는 소모전을 펼치는 중앙정치의 문법에서 벗어나 지역 상생을 도모하는 생산적인 행정을 펼치겠다는 다짐과 선언으로 읽힌다.
오 시장은 면담에서 “주거, 교통, 폐기물, 각종 환경 문제를 비롯해 경기·인천·서울이 함께 마음을 모아서 준비하고 시행해야 하는 정책들이 정말 많고 중요하다”며 서울·경기·인천 3자 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 김 당선인도 “서울시민과 경기도민을 위하는 일에 여야나 진영 또는 이념이 무슨 의미가 있겠나”며 “허심탄회하게 대화하고 서로 협조하고 양보할 것은 양보하면서 서울시와 윈윈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오 시장과 김 당선인은 만남의 취지를 계속 살려 나가야 할 것이다. 서울·경기·인천은 지리적으로 인접한 데다 이해관계가 얽힌 현안들이 많다. 주민들의 불편을 덜어주고 삶의 질을 높이는 데 보탬이 되는 일이라면 진영 논리에 얽매이지 말고 지자체 간 서로 긴밀히 협력해야 한다. 김 당선인이 오 시장에 이어 국민의힘 소속 유정복 인천시장 당선인까지 만나 협력 의지를 다진 것도 이런 필요성을 의식했기 때문일 게다. 이날 연쇄 회동이 3자 협의체 가동으로 이어지고 지역 상생을 위한 협력의 지방정치로 뿌리내리길 기대한다.
[사설] 오세훈·김동연 만남, 상생 위한 정책 협력으로 이어지길
입력 2022-06-14 04: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