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일 관련 훈련 정례화… 북 도발에 더 뭉치는 한·미·일

입력 2022-06-13 04:06
이종섭 국방부 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 기시 노부오 일본 방위상(오른쪽부터)이 11일 싱가포르 샹그릴라호텔에서 한·미·일 국방장관 회담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미·일 국방장관이 미사일 경보훈련과 탄도미사일 탐지·추적훈련의 정례화 및 공개 진행에 합의했다. 최근 무력 도발 수위를 높이는 북한에 대응해 한·미·일 군 당국이 안보 협력을 강화하는 모양새다.

싱가포르를 방문 중인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12일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대화) 본회의 연설에서 “한·일 안보 협력 정상화는 물론 한·미·일 3국 간 안보 협력 강화를 위해 일본과 진지한 대화를 나눌 의향도 있다”고 밝혔다. 북한 비핵화를 위해 강력한 힘이 필요한 만큼 한·미·일 안보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뜻이다.

이 장관은 앞서 11일 싱가포르 샹그릴라호텔에서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 기시 노부오 일본 방위상과 한·미·일 국방장관 회담을 가졌다. 3국 국방 수장이 한자리에 모인 건 2019년 11월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회의 이후 2년7개월 만이다. 세 장관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을 달성하기 위해 긴밀히 협력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 장관은 회담 후 기자들과 만나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한 한·미·일 안보 협력의 중요성에 서로 공감했다”며 “미사일 경보훈련이나 탄도탄 추적·감시(훈련) 등에 대해서 구체적인 이야기가 있었다”고 말했다.

미사일 경보훈련과 탄도미사일 탐지·추적훈련은 각각 분기별, 격년제로 실시되다가 2018년 남·북·미 화해 기조에 따라 훈련 일정이 지연되거나 비공개 훈련으로 전환됐다. 이번에 이를 다시 정례화하고 훈련도 공개키로 한 것은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에 대한 3국의 긴밀한 대응을 강조하면서 북한에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내는 차원으로 해석된다. 국방부 관계자는 “상황이 엄중한 만큼 빠르게 계획을 세워 계획된 일정에 따라 차질 없이 진행하자는 취지”라며 “앞으로는 (훈련 일정이나 내용을) 다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3국은 북한의 향후 도발에 대응해 추가 조치도 검토하기로 했다. 다만 이 장관은 3국 연합 군사훈련에 관해선 “한·미 군사훈련과 한·미·일 군사훈련은 다르다. 달리 접근해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3국 회담에 앞서 열린 한·미 국방장관 회담에서 양 장관은 북한 핵실험 대응 차원으로 전략자산 적시 전개 방안 등을 논의했다. 이 장관은 회담에서 한·미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 재가동과 한·미 확장억제수단운용연습(TTX) 개최, 미 전략자산의 적시 전개 등을 위해 양측의 노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신용일 정우진 기자 mrmonst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