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침체 우려에… 반도체주 하락세

입력 2022-06-13 04:05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20일 경기 평택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시찰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정부가 반도체 산업 육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증시에서 반도체 관련 주가는 하락하고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 속에 반도체 수요가 감소할 것이라는 관측이 영향을 미쳤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업종별 지수에서 ‘KRX 반도체 지수’는 지난 7일부터 10일까지 4.34% 떨어져 하락률 2위에 올랐다. 테마별 지수에서도 ‘KRX 반도체 톱(Top) 15’ 지수는 4.76% 떨어져 수익률이 꼴찌에서 두 번째였다.

반도체 대장주인 삼성전자는 6만3800원으로 마감해 19개월 만에 6만3000원대로 내려앉았다. 세계 2위 메모리반도체 업체인 SK하이닉스도 전거래일 대비 1.90% 내린 10만3500원에 마감하면서 10만원선을 위협받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강력한 반도체 정책 드라이브를 예고한 지난 7일 이후에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각각 4.49%, 3.27% 떨어졌다. 윤 대통령은 지난 7일 국무회의에서 “반도체는 국가 안보 자산이자 우리 산업의 핵심”이라며 반도체 인재 육성을 목적으로 규제 완화 방침을 예고했다. 9일엔 국민의힘이 당내에 ‘반도체산업지원특별위원회’(가칭)을 설치한다고 밝혔다.

반도체주의 추락은 글로벌 경기 둔화로 반도체 업황 부진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우려에서 비롯됐다.

지난 7일 데이브 진스너 인텔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반도체 부문 수요 약화를 경고하자 인텔 주가는 이틀간 8% 하락하기도 했다. 국내 반도체 업종 투자심리에 영향을 주는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9일 2.69%, 10일엔 3.60% 하락했다.

더욱이 10일 발표된 미국의 물가상승 수준이 예상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투자 심리는 더욱 얼어붙었다. 미 노동부는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기 대비 8.6% 올랐다고 밝혔다. 이는 4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증권가 전망치인 8.3%를 웃돌았다. 이 영향으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2.91%,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3.52%나 하락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메모리 반도체 수요 개선을 막는 원인으로 “인플레이션 확대, 중국 봉쇄에 따른 부품 공급망 차질, 러시아 사태 등 거시 경제 불확실성” 등을 꼽았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PC와 스마트폰 같은 기기의 경우 수요 감소로 재고가 정상 수준을 크게 웃돌고 있고,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업체들은 하반기에 부품 재고 확보보다는 재고 감소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