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호, 전당대회 룰 변경 시사에 친문 “이재명에 유리” 즉각 반발

입력 2022-06-13 04:03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2일 기자간담회를 열기 위해 국회 회의실로 들어서고 있다. 우 위원장은 “인신공격, 흑색선전, 계파 분열적 언어를 엄격하게 금지하겠다”고 말했다. 최종학 선임기자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차기 당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의 투표 반영 비율을 조정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친명(친이재명)계가 요구해 왔던 사안이라 친문(친문재인)계는 즉각 반발했다. 우 비대위원장이 첫 일성으로 내놓은 전당대회 ‘룰 개정’ 방침이 새로운 화약고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우 위원장은 12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최근 2~3년 사이 당원이 굉장히 많이 늘어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비율이 1대 30이었던 것이 1대 90까지 늘었다는 얘기가 나온다”면서 “당원의 의견 반영 비율이 너무 낮지 않으냐는 불만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것은 조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우 위원장은 그러나 “다만 ‘몇 대 몇으로의 조정이 바람직하느냐’는 전당준비위원회가 만들어지면 거기서 합리적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민주당은 전당대회 경선에서 대의원 45%, 권리당원 40%, 일반국민 여론조사 10%, 일반당원 여론조사 5%를 득표에 반영하고 있다.

한 친명 의원은 “현재 1만6000여명 수준인 대의원이 70만명 이상인 권리당원보다 투표 비중이 크다 보니 당대표 선거 때마다 당심이 굉장히 왜곡된다”며 “이번에 반드시 정리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의원의 표결 반영 비율을 줄이고, 당원 및 국민여론조사 비율을 높이자는 것은 친명계의 계속된 요구다.

그러나 친문계는 즉각적으로 반대 입장을 취했다. 한 친문 의원은 “이재명 의원의 대중적 인지도가 압도적으로 높기 때문에 당원 표결 반영 비율을 높이는 것은 친명계에 절대적으로 유리하다”고 주장했다.

친문 핵심 의원은 “전당대회를 두 달 앞둔 상황에서 전대를 관리해야 할 비대위원장이 전당대회 룰 변경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면서 “꼭 개정해야 할 문제라면 다음 지도부에서 하면 된다”고 말했다.

우 위원장은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 과정에서 ‘위장 탈당’ 논란이 있었던 민형배 무소속 의원의 복당을 요청할 것인지 묻는 질문에는 “그럴 계획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또 최근 격화되는 계파 갈등에 대해 “인신공격과 흑색선전, 계파 분열적 언어를 엄격하게 금지하겠다”면서 “‘수박’이라는 단어를 쓰는 분들은 가만히 안 두겠다”고 경고했다.

우 위원장은 윤석열정부의 국정운영과 관련해선 화물연대 파업 문제를 예로 들며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할 정부·여당의 태도가 한심하다”면서 “(윤석열 대통령이) 손흥민과 사진을 찍을 때냐”고 비판했다.

최승욱 김승연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