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길교회 ‘지역교회 파트너십&섬김마당’ 진행… 140개 작은 교회에 100만원씩… 4년째 ‘동행’

입력 2022-06-13 03:02
박정규(왼쪽) 신길교회 장로가 지난 10일 서울 영등포구 교회에서 열린 ‘지역교회 파트너십&섬김마당’에서 작은 교회 목회자에게 지원금을 전달하고 있다.

경기도 남양주에서 임마누엘교회를 섬기는 이광수(61) 목사와 이경숙(54) 사모는 코로나19 기간에 고난의 시간을 보냈다. 시각장애인인 이 목사의 교회는 성도 30여명 중 3분의 1이 장애인이다. 비대면 예배가 길어지면서 헌금이 줄어 월세가 밀렸고 전기요금과 수도요금도 내지 못할 때가 많았다. 무엇보다 장애인들이 갈 곳을 잃은 게 마음이 아팠다.

지난 10일 ‘지역교회 파트너십&섬김마당’이 열린 서울 영등포구 신길교회에서 이 목사를 만났다. 그는 “장애인이 마음 놓고 식사할 수 있는 곳이 많지 않은데 정부의 식사 금지 방침으로 교회마저 그들을 섬길 수 없어 안타까웠다. 또 장애인은 비대면 예배를 드리기도 쉽지 않아 가족들이 집에서 장애인들과 예배를 드리는 것이 아주 힘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 대면 예배가 가능해지면서 교회의 사정은 조금씩 나아지고 있지만 아직 완전한 회복은 요원한 상황이다. 이때 도움의 손길이 찾아왔다. 신길교회(이기용 목사)로부터 후원금을 받게 된 것이다. 이 목사는 “지원금으로 가장 먼저 월세부터 낼 것”이라며 “코로나로 힘들지 않은 교회가 없는데 우리 같은 교회를 생각해줘서 정말 감사하다”고 전했다.

이날 신길교회는 임마누엘교회처럼 어려움을 겪고 있는 140개 교회에 100만원씩 지원금을 전달했다. 작은 교회와 상생을 위해 4년째 진행하는 행사다. 이기용 목사는 “큰 교회 하나가 잘되는 것보다 모든 교회가 ‘더불어 일어나’ 함께 가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 교회도 넉넉한 것은 아니지만 하나님께서 더 어려운 교회를 섬겨야 한다는 마음을 주셔서 시작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그는 작은 교회 목회자들을 향해 “열심히 기도하며 잘 키운 성도가 큰 교회, 도시 교회를 찾아 떠날 때도 있을 것이다. 그래도 좌절하지 말고 한국교회의 모판으로서 훈련된 성도를 파송한다는 자부심을 갖자”고 격려했다.

지원금은 신길교회 성도들이 십시일반 모았다. 결혼식에서 받은 축의금을 낸 신혼부부도 있었고 노후 자금을 가져온 87세 어르신도 있었다. 이 목사는 “처음엔 100개 교회를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했는데 성도들의 헌신으로 140개 교회를 도울 수 있는 재정이 모였다”며 “액수보다 성도들의 사랑과 마음 씀씀이가 귀하다. 이 헌금이 작은 교회가 다시 일어서는 데 쓰이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주헌 기독교대한성결교회 총회장과 임석웅 부총회장도 참석자들을 위로했다. 김 총회장은 “하나님만 신뢰하고 바라보면 우리를 더 좋은 길로 인도하실 것이다. 한 영혼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면서 말씀과 기도의 힘으로 하나님을 증거하자”고 권면했다.

작은 교회 목회자들이 받아든 지원금 봉투에는 헌금한 성도들의 이름이 쓰여있었다. 목회자들은 이들을 위해 기도하며 각자의 자리에서 하나님이 주신 사명을 이어갈 것을 다짐했다.

글·사진=박용미 기자 m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