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수성구 범어동 변호사 사무실 빌딩 화재로 9일 숨진 피해자들은 모두 2층 203호 사무실에 있다 변을 당했다.
사망자 7명 중 용의자 1명을 제외한 변호사 1명과 직원 5명 등 6명은 모두 같은 사무실 소속이었다. 숨진 변호사 A씨(57)와 사무장 B씨는 사촌 형제였다. 한 변호사는 “숨진 변호사는 지역에서 평판이 좋았는데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30대 여직원은 이제 갓 결혼한 신혼인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사건이 발생한 사무실은 변호사 2명이 합동으로 개업한 곳이다. 평소 10명이 근무했는데, 이날은 7명이 근무 중이었다. 용의자 관련 소송에서 상대측 변호를 맡았던 변호사는 지방 출장으로 자리를 비워 화를 면했다. 한 관계자는 “용의자가 재판에서 진 뒤 앙심을 품고 변호사 사무실에 전화를 몇 번 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화재 직후 203호 사무실에서 빠져나온 사무장급 직원이 1명 있는데, 정신적인 충격이 상당히 큰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들은 경북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신원을 확인한 뒤 오열했다.
빈소를 방문한 이석화 대구변호사협회장은 “유족과 변호사들도 트라우마가 심하다. 변호사회에서 합동장으로 장례를 치를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