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 한·미 동맹 강화는 성과… 물가·북핵 해결 과제로

입력 2022-06-10 04:09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호국영웅 초청 소통식탁’ 행사에서 목함지뢰 폭발사고로 두 다리를 잃은 하재헌 예비역 중사와 악수를 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오찬 전 모두발언에서 “확실한 보훈체계 없이 강력한 국방이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지훈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10일로 취임 한 달을 맞는다. 윤 대통령은 짧은 기간이었지만 추가경정예산 집행과 한·미 정상회담 개최 등의 성과를 거두면서 비교적 안정적으로 국정을 운영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6·1 지방선거 승리로 국정운영 동력을 확보했지만 윤 대통령 앞에는 넘어야 할 산도 많다. 고물가와 북핵 문제는 출구가 쉽게 보이지 않는 사안이고, 검찰 편중 인사 논란과 거대 야당과의 협치도 큰 부담으로 남아 있다.

윤 대통령은 9일 출근길에 취재진이 취임 한 달 소감을 묻자 “열심히 해야 한다. 지금 시급한 현안이 한두 개가 아니다”며 “저는 원래 ‘한 달 됐다, 1년 됐다’ 이런 소감 없이 살아온 사람”이라고 답했다.

추경과 한·미 정상회담은 성과

윤 대통령은 취임 20일 만에 코로나19 장기화로 고통받는 소상공인·자영업자를 지원하기 위한 62조원 규모의 추경을 집행했다. 윤 대통령은 취임 이틀 만인 지난달 12일 추경안 편성을 의결한 데 이어 국회 시정연설을 통해 여야의 협조를 요청했다. 대선 기간에 내건 ‘1호 공약’(손실보상 추경) 이행을 위해 드라이브를 강하게 걸었고, 소상공인 371만명에 대한 600만~1000만원의 손실보전금 지급이 취임 한 달 내에 이뤄졌다.

취임 11일 만에 열린 한·미 정상회담은 외교안보 분야의 상당한 성과로 꼽힌다. 윤 대통령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만나 상호 신뢰를 구축했고, 한·미동맹을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격상시켰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은 “한·미동맹을 전반적으로 강화하고 범위를 확대한 점은 성과”라며 “북한의 도발이 늘어난 시점에 한·미동맹 강화는 시의적절했다”고 평가했다.

물가와 북핵은 부담…협치도 숙제


취임 한 달 동안 성과는 있었지만 여러 난제도 앞에 놓여 있다. 우선 윤 대통령이 물가 안정 대책을 연일 주문하고 있지만, 글로벌 공급망 불안 장기화로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 우려가 큰 상황이다.

또 북한의 7차 핵실험 준비를 마친 상태로 관측돼 한반도에 군사적 긴장이 잔뜩 고조되고 있다. 윤석열정부는 전임 정부와 달리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강경하게 대응하고 있지만, 북핵 문제의 근본적 해결은 요원한 상태다.

여소야대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과 협치를 해 나가는 것도 윤 대통령의 숙제다. 조진만 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윤 대통령이 정치 경험이 전무했지만 안정감 있게 국정을 주도하고 있다”면서 “야당과의 협치가 정말 어렵지만 조정하고 타협하는 대통령의 리더십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검찰 출신 인사들을 대거 요직에 앉힌 것에 대한 비판도 윤 대통령에게 부담이 되고 있다. 최 원장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나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등은 능력 위주 인선이기 때문에 치명적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면서 “다만 검찰 출신 인사 기용이 더 확대되는 건 조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연금·노동·교육개혁 청사진 제시해야

윤 대통령은 연금·노동·교육개혁의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해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윤 대통령이 지난달 국회 시정연설에서 개혁의 필요성을 피력했지만 정부 차원의 방향성 제시는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전임 정부에서 여러 중요한 개혁 과제들을 뒤로 미뤄놓고 있었기 때문에 현 정부에서 꼭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상헌 문동성 기자 kmpap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