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남미 모의고사’ 앞둔 벤투 “중요한 건 우리 플레이 스타일”

입력 2022-06-10 04:07
파울루 벤투 한국 남자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파라과이와의 A매치 평가전을 하루 앞둔 9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선수들의 훈련을 지도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2 카타르월드컵을 앞두고 ‘6월 모의고사’에 매진 중인 벤투호가 2연승에 도전한다.

한국 남자 축구 국가대표팀이 10일 오후 8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파라과이와 A매치 평가전을 치른다. 브라질-칠레-파라과이-이집트로 이어지는 A매치 4연전 중 3번째이자, 월드컵 본선 우루과이전을 대비한 마지막 ‘남미 국가’ 경기다.

브라질전 1대 5 대패 후, 칠레전에서 2대 0 신승을 거두며 분위기를 전환한 대표팀은 파라과이를 상대로 2연승을 이어가는 게 목표다. 황인범(FC서울)은 9일 비대면 기자회견에서 “칠레전에서 상대가 1명(퇴장) 적긴 했지만 2대 0 무실점으로 좋은 결과 가져온 건 긍정적”이라며 “팬들을 위해 3연승으로 6월 A매치 기간을 마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브라질전 대패에 대해서는 “감독님과 코치진, 형들이 ‘패배하지 않는 팀은 없다. 이런 패배를 겪었을 때 어떻게 대응하는지가 중요하고 그게 강팀의 일’이라고 강조해주셨다”며 “브라질전에서 제가 했던 실수는 국가대표로선 해선 안 되는 것이었다. 월드컵 본선에서 이런 실수가 나왔다면 큰 타격이 있을 것이기 때문에 두 번 다시 반복하지 않도록 저희끼리 얘기했다”고 말했다.

파라과이는 6월 4연전 상대 중 가장 전력이 약한 팀으로 여겨진다. 국제축구연맹(FIFA) 세계랭킹 50위로 한국(29위)보다 낮고, 역대 전적도 한국이 2승 3무 1패로 앞선다. 파라과이는 지난 2일 일본에 1대 4로 대패하며 조직력이 허술한 모습을 보였다.

다만 파라과이전에는 주축 선수 일부가 나오지 못한다. 브라질전 어시스트, 칠레전 선제골을 기록한 황희찬(울버햄턴)은 기초군사훈련을 받기 위해 이날 논산훈련소에 입소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은 “황희찬이 소집기간 끝까지 함께했으면 좋았겠지만 최적의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황인범은 “희찬이와 부상으로 합류 못 한 선수들 몫까지 원 없이 경기장에서 펼치는 게 동료에 대한 예의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중원의 핵으로 지난 두 경기 풀타임 출전했던 정우영(알 사드)은 왼쪽 발목과 정강이 근육 부상으로 소집해제됐다. 대한축구협회는 “치료 및 휴식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선수 보호차원에서 소집 해제될 예정”이라며 “대체 발탁은 없다”고 밝혔다.

김민재(페네르바체)가 없는 수비진에서 안정감을 찾는 것도 숙제다. 김민재는 부상으로 이번 소집에 빠졌다. 브라질전은 물론, 사실상 1.5군이 뛴 칠레를 상대로도 여러 차례 불안한 장면이 나왔다.

벤투 감독은 플랜B에 대한 질문에 “다른 선수들이 잘 못 한다는 것은 절대 아니다”라면서도 “김민재가 공수에서 큰 영향을 미치는 선수인 건 분명하다”며 아쉬워했다. 그러면서도 “상대에게 기회를 주지 않는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중요한 건 우리 플레이 스타일을 유지해 기회를 창출하면서 상대에게 많은 기회를 주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 경기를 뛰지 못한 선수들의 기용에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벤투 감독은 “선수들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어떤 컨디션인지 모든 것을 종합해 최적으로 베스트11을 꾸릴 것”이라며 “모든 선수가 선발이나 교체로 출전할 수 있다고 약속할 순 없지만, 평소보다 긴 기간이어서 선수들을 관찰할 좋은 기회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