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은 배우 송강호에게 여러모로 의미가 깊다. 영화 ‘브로커’로 칸 국제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받았고 출연한 영화 세 편이 잇따라 개봉될 가능성이 높다. ‘설국열차’ ‘관상’ ‘변호인’이 개봉한 2013년 이후 처음이다.
송강호는 8일 화상으로 기자들과 만나 “배우로서 수상은 기쁘지만 그 전과 후가 달라질 건 없다”며 “변함없이 노력하는 송강호의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밝혔다.
이날 개봉한 ‘브로커’는 베이비 박스를 둘러싸고 관계를 맺게 된 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오는 8월에는 ‘비상선언’이 개봉될 예정이다. ‘1승’ 역시 연내 개봉 가능성이 크다.
송강호는 대중의 관심이 부담스럽진 않냐는 질문에 “배우는 단거리 주자처럼 짧은 시간에 결과를 내는 직업이 아니다”며 “자연인으로서, 배우로서 인생을 같이 가는 직업이다 보니 일희일비하지 않으려 한다”고 덤덤히 말했다.
‘브로커’의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송강호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송강호는 “감독님이 자꾸 내게 도움을 받았다고 해서 민망하고 부끄럽다”고 겸손히 말했다. 그는 고레에다 감독을 ‘덕장’으로 표현했다. 항상 배우와 스태프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감독이었다며 존경을 표했다.
함께 작업한 배우들에 대한 애정도 컸다. 특히 이지은에 대해 “언젠가는 한국영화를 대표하는 배우가 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생각해 본다”고 극찬했다. 송강호는 가수 아이유의 팬이자 배우 이지은의 팬으로서 ‘나의 아저씨’ ‘최고다 이순신’ 등 이지은의 전작을 모두 봤다고 했다.
‘브로커’ 촬영 초반을 회상하며 “이지은이 부산에서 비를 맞는 첫 장면을 지켜보면서 좋은 작품이 나올 거라는 직감이 들었다. 이지은의 강단 있는 연기와 고레에다 감독, 스태프들의 열정이 그날 밤을 밝혔다”고 말했다.
송강호는 김지운 박찬욱 봉준호 감독 등 거장들의 러브콜을 자주 받는 배우다. 이유를 묻자 “잘생기지 않아서 그런 것 같다”는 답이 돌아왔다. 송강호는 “영화는 우리의 삶과 이웃, 우리 자신을 표현하고 연구하는 작업이라서 송강호처럼 평범한 사람을 찾는 것 같다”고 말했다.
송강호가 선택한 영화는 실패하는 일이 드물다. 그는 “주제 형식 내용 연기 등 어떤 면이든 새로움을 느낄 수 있는 작품에 눈길이 간다”면서 “안전한 방법을 선택하기보다 도전하고 싶고 새로운 걸 창조하고 싶다”고 전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