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실직에 장사나…” 부울경 ‘불황형 창업’ 늘었다

입력 2022-06-10 04:07
국민DB

코로나19 확산으로 직장에서 내몰린 동남권(부산·울산·경남) 임금근로자 상당수가 먹고 살기 위해 개업을 하는 이른바 불황형 창업에 나선 것으로 조사됐다. 감염병이 확산하면서 자영업자 수는 전국적으로 줄어들었지만, 유독 동남권에서는 늘어나는 기현상을 보였다.

BNK경제연구원은 9일 ‘코로나19 이후 동남권 자영업 변화 특징’ 연구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동남권 자영업자는 2019년에 비해 2만6000명(3.0%) 증가했다. 같은 기간 임금근로자 수는 7만명(-2.5%) 줄었다. 임금근로자 상당수가 자영업 시장으로 신규 진입한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전국적으로는 자영업자가 9만3000명(-1.7%) 줄고, 임금근로자는 31만명(1.5%) 늘어나는 등 동남권과는 상반된 양상을 보였다.

동남권 임금근로자 감소의 주요 요인으로는 지역 주력 제조업 업황 부진에 따른 고용 여건 악화를 지목했다. 같은 기간 동남권 자동차산업과 조선산업 취업자 수는 코로나19에 따른 생산 차질, 수요 감소 등으로 각각 9.5%, 13.3% 줄었다.

업종별로는 비대면 기조 강화, 전자상거래 활성화 등에 힘입어 통신판매업 사업자 수가 가장 높은 증가율인 65.8%를 기록했다. 이어 커피음료점(40.7%), 펜션·게스트하우스(40.3%), 교습소·공부방(35.5%), 스포츠시설운영업(31.8%) 등의 순이었다. 반면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와 직장 회식문화 변화 등으로 간이주점(-26.3%), 호프전문점(-17.0%), 피시방(-16.4%)이 크게 줄었고, 노래방과 구내식당도 각각 119.9%와 11.2% 감소했다.

연령별로는 고령 자영업자 비중이 크게 늘었다. 60대 이상의 고령 자영업자 비중은 2019년 28.4%에서 2021년 31.6%로 3.2%포인트 상승했다. 고용원이 없는 나홀로사장도 빠르게 늘었다. 동남권의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63만명에서 68만7000명으로 9.0% 늘며 전국 평균 증가세(3.4%)를 크게 웃돌았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