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셰프들, 소방관들에 ‘사랑의 도시락’

입력 2022-06-10 04:08

국내에서 저술 연대와 저자가 명확하고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한문 음식조리서인 수운잡방(需雲雜方)이 글로벌 셰프를 꿈꾸는 학생들의 손을 통해 사랑의 도시락으로 재 탄생했다(사진).

경북도는 9일 영주의 조리특성화학교인 한국국제조리고등학교 학생 20명이 전통 종가음식을 체험하고 그 제조법을 전수 받아 만든 도시락 220개를 경북소방본부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한국국제조리고 학생 대표와 김도은 수운잡방 종부가 참석해 밤낮없이 애쓰는 소방관들을 위해 직접 도시락을 전달했다. 이철우 경북지사도 산불 진화 및 구조 구급 활동으로 고생한 직원들을 격려했다.

도시락에는 지난 봄 울진 영덕 고령 등 경북도내에서 잇따른 대형 산불 진화 활동으로 고생한 소방공무원들의 수고에 감사하는 뜻이 담겨졌다. 콩가루 도라지 정과, 알밤 땅콩 정과, 중건 곶감, 약선약밥, 오징어육포, 영양떡 등 여름철에도 상하지 않는 재료로 정성을 다해 만든 수운잡방의 대표 음식들로 구성됐다.

한국국제조리고 학생들은 안동 수운잡방 체험관에서 2박 3일간 머물면서 관장인 김도은 종부로부터 직접 전통 종가의 음식 문화를 배우고 총 121가지의 음식조리와 가공법이 담긴 수운잡방 조리법을 배웠다. 특히 광산김씨 설월당 종가의 15대 종부이자 수운잡방 전수자로 활동하고 있는 김도은 수운잡방 체험관장이 3일간의 모든 교육을 직접 주관했다.

이철우 경북지사는 “글로벌 셰프를 꿈꾸는 학생들이 500년 전통의 반가음식과 문화를 배운 것은 아주 의미 있는 시간”이라며 “이런 나눔 행사를 통해 우리 사회가 서로를 배려하는 좀 더 따뜻한 사회로 나아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안동=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