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이겼고, 또 졌다. 메이저리그(MLB) 역대 최다승에 도전하는 뉴욕 양키스는 7연승을 달렸고 감독 경질 카드까지 꺼내든 LA 에인절스는 구단 최다 13연패에 빠졌다.
양키스는 8일(한국시간)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타깃필드에서 열린 미네소타 트윈스와 원정 경기에서 홈런포 3방을 앞세워 10대 4로 승리했다. 55경기 만에 40승 고지를 선점해 승률 0.727로 리그 전체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스즈키 이치로를 앞세워 MLB 최다 116승을 기록했던 2001년 시애틀 매리너스를 뛰어넘는 페이스다.
MLB 최고 명문이자 ‘악의 제국’으로 통하는 양키스는 최근 2년 동안 와일드카드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등 다소 주춤했다. 하지만 올 시즌 완벽한 투타 조화를 앞세워 최강 핀스프라이트의 위용을 완전히 되찾았다.
애런 저지와 앤서니 리조, 지안카를로 스탠튼으로 이어지는 상위 타선이 막강하다. 특히 2미터가 넘는 거구로 데뷔 시즌 신인왕과 홈런왕을 동시에 수상한 슬러거 저지의 기량이 만개했다. 홈런 선두(22개) 저지가 팀 홈런 1위(83개) OPS 2위(0.752)의 핵타선을 이끌고 있다. 리그 전체 방어율 1위(1.50) 네스토르 코르테스를 위시해 게릿 콜, 제임스 텔론, 루이스 세베리노까지 선발 4명이 2점대 이하 방어율을 기록 중인 마운드 역시 팀 방어율 1위(2.77)로 짠물 피칭을 펼친다.
아메리칸 리그 동부지구에서 독주체제를 갖춘 양키스는 2009년 이후 13년 만에 월드시리즈 우승을 노린다. 양키스는 시즌 개막 후 55경기에서 40승 이상을 기록한 앞선 6차례 시즌 모두 월드시리즈에 진출해 4차례 우승을 차지했다.
반면 양키스 연승의 도화선이 됐던 에인절스는 보스턴과 홈 경기에서 5대 6으로 역전패, 구단 역사상 단일 시즌 최다인 13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경기 전 명장 조 매든 감독을 전격 경질하는 충격요법을 썼지만 반전은 없었다.
천사 군단의 날개 없는 추락이다. 에인절스는 이도류 오타니 쇼헤이와 리그 최고 파워히터 마이크 트라웃 등 슈퍼스타들을 앞세워 지난달 초까지 6할 이상 승률로 지구 선두를 달렸으나 보름 가까이 내리 지며 4할대 승률로 수직하강했다. 선두 휴스턴과 무려 9.5게임차까지 벌어졌다.
설상가상 핵심 타자 트라웃이 이날 경기 도중 사타구니 부상을 당했다. 트라웃까지 이탈한다면 팀 타선의 무게감은 확연히 떨어질 수밖에 없다. 필 네빈 3루 코치가 소방수 역할을 맡았지만 빠른 반등 없이는 와일드카드 경쟁조차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