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전국 물류 거점서 운송 방해… 현장서 무더기 체포

입력 2022-06-09 04:11
화물연대 총파업 이틀째인 8일 국토교통부가 긴급 투입한 비상수송차량이 부산 남구 감만부두 앞에서 열린 화물연대 조합원들의 선전전 현장 뒤로 이동하고 있다. 이날 곳곳에서 물류 차질 상황이 빚어졌다. 뉴시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의 총파업 이틀째인 8일 전국 곳곳에서 운송 차질이 빚어지고, 경찰과 화물연대 조합원 간 대치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경찰은 경기도와 부산 울산 등 물류 거점에서 운송을 방해한 조합원을 무더기 체포하는 등 엄정 대응에 나섰다. 파업 현장의 긴장감도 고조되고 있다.

이날 이른 아침부터 화물연대 조합원들은 곳곳에서 정상 운행 차량의 운송을 방해하다 통행로 확보를 위해 투입된 경찰과 물리적 충돌을 빚었다. 경기도 이천경찰서는 오전 8시30분쯤 이천 하이트진로 공장에서 제품 출하 차량을 몸으로 막고 구호를 외치는 등 운행을 방해한 노조원 15명을 업무방해 혐의로 현장에서 체포했다.

광주 광산경찰서도 오전 8시45분쯤 광산구 하남산업단지 화물차고지 입구를 승합차로 막아 차량 입·출차를 막은 A씨를 현장에서 연행했다. 부산에서도 부산신항 삼거리에서 조합원 2명이 파업에 참여하지 않는 트레일러 2대를 가로막고 물병과 날달걀을 던지다 경찰서로 연행됐다.

경남 거제에서는 오전 3시40분쯤 정차 요구를 따르지 않았다며 음식물쓰레기 수거 차량에 각목을 휘두른 노조 조합원이 특수재물손괴 혐의로 경찰에 불구속 입건됐다. 울산경찰청은 전날 울산 석유화학단지 문 앞에 모여 운행을 방해한 조합원 중 경찰을 밀치고 격렬히 저항한 4명을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검거했다. 경찰은 경찰관들을 폭행한 노조원 2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물류에도 큰 차질이 빚어졌다. 인천항 컨테이너 터미널의 화물 반출량은 평소 대비 10~20%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인천 신항의 한 컨테이너 터미널 운영사 관계자는 “평상시 80% 수준이던 장치율(컨테이너를 쌓아둔 비율)이 91%까지 높아졌다”며 “주말까지 파업이 이어지면 고비가 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 총파업 이틀째인 8일 광주 서구 기아 광주공장에 출하를 기다리는 완성차들이 주차돼 있다. 이날 광주공장에선 화물연대 총파업 여파로 카캐리어 동원이 어려워지자 직원들이 직접 출고 차량을 운전해 출하장으로 옮겼다. 연합뉴스

국내 최대 무역항인 부산항 터미널의 평균 장치율은 이날 74.5%까지 올라갔다. 전날 장치율(73.7%)도 파업 전보다 4% 포인트 높아진 수준이었다. 평택항은 전날 반출입량이 68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로 지난 1개월간 평균 반출입량(3010TEU)의 2% 수준에 그쳤다.

파업 여파로 경북 포항에선 철강산업단지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었다.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선 전날에 이어 이날도 하루 물동량 약 4만9000t 가운데 약 2만t의 출하가 중단됐다. 현대제철 포항공장은 이틀 연속으로 하루 출하하는 9000t 물량이 전혀 나가지 못했다.

시멘트와 타이어 등 일부 품목은 수송이 아예 중단됐다. 충북 단양에서는 한일시멘트와 성신양회 화물차 운송이 멈췄다. 한국시멘트협회에 따르면 전날 시멘트 출하량은 1만5500t으로 평소 대비 90% 이상 감소했다. 한국타이어는 대전·금산공장에서 생산하는 타이어를 공장 밖으로 옮기지 못하고 있다. 광주 기아 공장에서는 협력업체 직원들이 카캐리어차량에 실리지 못한 완성차량을 직접 운전해 출하장으로 옮겨야 했다.

양한주 기자, 인천·부산=정창교 윤일선 기자 1wee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