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핵실험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한·중 국방장관이 10~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를 계기로 2년7개월 만에 양자회담을 갖는다.
8일 국방부에 따르면 샹그릴라 대화에 참석하는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회의 기간 동안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과 양자회담을 하고, 기시 노부오 일본 방위상을 포함한 한·미·일 3자회담도 갖는다. 웨이펑허 중국 국방부장(장관)과의 양자회담도 예정돼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일각에서 북한이 10일 핵실험을 감행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 데 대해 “비상 계획을 다 준비해서 간다”며 “(핵실험 감행 시 현지에서) 발표문 내용이 다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한·중 양자회담과 관련해 “중국 측에 북한 도발에 대해 건설적인 관여를 해 달라는 요청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중국이 북한 문제 해결에 적극성을 보이지 않을 가능성이 크고, 오히려 한반도 긴장 고조의 책임을 미국에 돌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중국은 최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재개에 따른 대북 제재 결의안에 미국 책임론을 주장하며 러시아와 함께 반대표를 던졌다.
특히 중국이 회담에서 ‘쌍중단’(북한 도발과 한·미 연합훈련의 동시 중단)을 요구하거나 주한미군 사드(THAAD) 기지 이슈를 문제 삼을 가능성도 있다.
북·중·러가 밀착 행보를 보이는 데 대해 한·미·일도 공조를 강화하고 있다. 조현동 외교부 1차관과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 모리 다케오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은 8일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3국 외교차관 협의회를 갖고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고도화에 대응해 3국 안보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조 차관은 공동언론발표를 통해 “북한의 7차 핵실험 등 추가 도발 가능성이 제기되고 북한의 핵과 미사일이 실체적 위협으로 고도화되는 상황에서 긴밀한 한·미·일 공조의 중요성에 대해 공감하고, 한·미·일 안보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우진 김영선 기자 uz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