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호 발사 가까이서 즐기려면
누리호의 정확한 발사 시간은 발사 당일 확정된다. 발사 전 누리호 상태와 기상상황, 우주 물체와의 충돌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하는데 1차 발사(오후 5시)와 비슷한 오후 3~7시로 예상된다. 텔레비전 화면이 아닌 육안으로 누리호 발사 현장을 보고 싶다면 전남 고흥군 영남면에 위치한 고흥우주발사전망대로 가야 한다. 누리호 발사장과 직선거리로 17㎞가량 떨어진 곳이다. 전망대 바로 옆에 위치한 남열해돋이해수욕장도 누리호가 하늘로 올라가는 장면을 눈으로 볼 수 있는 명당으로 꼽힌다.
좀 더 근접해 발사 상황을 보고 싶다면 나로우주센터가 있는 고흥 외나로도로 들어가야 하지만 외부인은 출입이 불가능하다. 발사 당일 나로우주센터로의 접근은 철저히 통제된다. 발사대로부터 3㎞까지는 육상통제 구역으로 설정돼 있다. 발사장과 가장 가까이 있는 마을은 외나로도 안에 위치한 예당마을이다. 발사대와 직선거리로 3㎞가량 떨어져 있다. 하지만 당일 허가받지 않은 외부인은 이 마을로 진입할 수 없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에 따르면 나로우주센터 우주과학관과 예당마을에 들어가려면 나로터널을 지나야 하는데 터널을 경찰과 마을 대표가 통제할 예정이다. 마을 주민만 터널 진입이 허락된다.
3단 엔진, 초속 7.5㎞ 도달해야
누리호는 37만개의 부품이 완벽하게 맞물려야 성공할 수 있다. 해당 기술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같은 무기로 전용될 가능성이 있어 다른 나라에서 들여오는 것도 어렵다. 그래서 누리호 설계부터 제작과 발사까지 모든 과정을 국산 기술로 해결해야 했다.
국산 최첨단 기술이 집약된 누리호는 지난해 10월 21일 첫 발사에서 뒷심 부족으로 ‘마지막 허들’을 넘지 못하는 아쉬움을 남겼다. 이후 진행된 조사에서 3단 로켓의 산화제 탱크 압력 저하가 뒷심 부족의 원인으로 밝혀졌다. 우주로켓 추진체는 연료와 산화제(액체 산소)로 이뤄져 있는데, 누리호는 연료를 맹렬하게 태워줄 산화제 공급이 원활하지 않았다. 추진체 탱크 내부에 장착된 헬륨탱크가 떨어져 나간 것이 이유였다. 누리호가 중력을 거스르고 가속도가 붙어 우주로 올라가는 동안 진동과 부력 상승으로 추진체 내부 헬륨탱크 고정 장치가 견디지 못한 것이다. 고정 장치가 풀린 헬륨탱크가 추진체 내부 배관을 때려 파손되는 바람에 산화제가 샜다. 3단 로켓의 엔진은 산화제를 충분히 공급받지 못했고 예정보다 일찍 기능이 정지됐다. 발사 당국은 2차 발사에 앞서 헬륨탱크 고정 장치를 보강하고 추진체 덮개도 더 두껍게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마의 구간’은 발사 4분34초 이후로 예상된다. 누리호 2차 발사는 1차 발사 때와 동일한 과정을 거친다. 1단 로켓으로 대기권을 돌파해 발사 2분7초 지난 고도 59㎞에서 1단이 분리된다. 발사 후 3분53초 시점, 고도 191㎞에서 페어링(위성 덮개)을 분리한다. 4분34초 후에는 고도 258㎞에서 2단이 분리되며, 3단 엔진이 가동된다. 여기까지는 1차 발사 때 기술력을 입증했다. 누리호는 3단 엔진으로 700㎞까지 올라가야 한다. 3단 엔진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속도는 초속 7.5㎞에 도달한다. 1차 발사에선 엔진 조기 종료로 초속 6.5㎞에 그쳤다.
‘엄마 위성’과 큐브위성 4개 우주로
발사 14분57초 뒤 고도 700㎞에 오르면 성능검증위성이 분리된다. 16분7초가 지나면 같은 고도에서 1.3t 위성 모사체(가짜 위성)가 추가로 나뉘어진다. 목표궤도에서 성능검증위성과 위성 모사체가 제대로 분리됐는지 확인하는 데는 약 30분이 소요된다. 성능검증위성의 첫 교신은 발사 후 42분23초에 남극 세종기지에서 이뤄질 예정이다.
성능검증위성의 임무수명은 2년이다. 임무는 크게 세 가지다. 먼저 누리호가 우주 궤도에 1.5t 무게의 위성을 올릴 수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성능검증위성과 위성 모사체를 합하면 무게는 1.5t에 달한다. 또 국내에서 개발된 우주 핵심 기술 부품(발열전지, 제어모멘트자이로, S-Band 안테나)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한다. 마지막으로 큐브위성(초소형위성)을 사출하는 임무가 주어진다.
성능검증위성은 큐브위성(초소형 위성) 4개를 품은 ‘엄마 위성’이다. 큐브위성들은 조선대 서울대 연세대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하나씩 만들었다. 성능검증위성이 목표 궤도에 안착하면 일주일 뒤부터 이틀 간격으로 큐브 위성을 하나씩 우주로 내보낸다. 계획대로 된다면 누리호 발사 일주일 뒤부터 큐브위성과의 교신 소식도 들을 수 있다. 이 위성들은 6~12개월 동안 궤도를 돌며 지구대기를 관측하거나 미세먼지 모니터링 등의 다양한 임무를 수행한다.
이도경 교육전문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