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문 홍영표 “이재명, 당이 원해 출마? 거짓말” 직격탄

입력 2022-06-09 00:02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8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박 원내대표는 “선거 패배에 대한 당의 평가가 특정 인물의 책임 여부를 묻는 데 집중되거나 국한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국회사진기자단

6·1 지방선거 참패 후폭풍에 휩싸인 더불어민주당에서 1주일 넘게 계파 간 충돌이 이어지고 있다. 차기 총선 공천권을 행사할 새 지도부를 뽑는 전당대회가 오는 8월로 예정된 가운데 친문재인계와 친이재명계 간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지는 분위기다.

친문계를 대표하는 4선의 홍영표 의원은 8일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재명 의원이) ‘당이 원해서, 내가 희생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에) 나왔다’는 것은 거짓말”이라고 이 의원을 직격했다. 지역구가 인천 부평을인 홍 의원은 “제가 알기로 당의 70~80%는 (이 의원 출마에) 반대했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이 자신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출마했다는 얘기다.

홍 의원은 지난 2일에도 이 의원을 겨냥해 “사욕과 선동으로 당을 사당화시킨 정치의 참담한 패배”라고 비판했다.

친문계의 계속되는 ‘저격’에 친명계도 불편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이 의원 측근 그룹인 7인회에 속하는 한 의원은 “윤석열정부 취임 22일 만에 치러진 이번 지방선거는 대선의 연장선일 수밖에 없었고, 그나마 이재명이 나와 이만큼 선방한 것”이라며 “친문계가 사실관계를 호도하며 여론전을 펼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친명계는 그럼에도 확전은 최대한 자제하고 있다. 이 의원의 전당대회 출마 여부가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불필요한 논란을 만들 필요가 없고, 친문 진영의 ‘이재명 때리기’가 오히려 당권 도전의 명분을 만들어 줄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 의원 측 관계자는 “지금은 때리면 맞고, 저쪽이 불을 붙이면 우리는 물을 붓는 수밖에 없다”며 “맞대응해서 계파 갈등이 걷잡을 수 없이 증폭되면 당 혁신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낮은 자세로 기다리다 보면 국민과 당원은 누구의 말이 옳은지 알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당내에선 양측이 조만간 강하게 충돌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 초선 의원은 “이 의원의 전당대회 출마 여부가 결정되면 친명 쪽이 최대한 세를 규합해 대대적인 반격에 나서지 않겠느냐”며 “전당대회 과정에서 친명·친문 모두 밑바닥을 다 드러내겠지만 총선이 2년 가까이 남았기 때문에 지금 이렇게 당 주도권이 한번 정리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최승욱 김승연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