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검증 단장에 ‘非검찰’ 박행열

입력 2022-06-08 04:10

윤석열정부의 고위 공직자 인사 검증을 담당할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이 7일 공식 출범했다. 검찰 출신들이 공직자 인선 전 과정에 영향력을 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 속에 단장엔 ‘비(非)검찰’인 박행열(50·사진) 인사혁신처 국가공무원 인재개발원 리더십개발부장이 선임됐다.

법무부는 국무조정실 인사혁신처 교육부 국방부 국세청 경찰청 국가정보원 금융감독원의 파견 인력 13명과 검사 3명을 인사정보관리단에 배치해 업무를 개시했다고 밝혔다. 외견상으론 ‘범부처 연합군’ 형태다. 이날 관보에 ‘법무부와 그 소속기관 직제’ 일부 개정령안 등도 공포했다.

인사정보관리단은 기존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담당했던 고위 공직자 후보의 인사 검증 업무를 수행한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직속 조직인 만큼 향후 부실검증 논란 시 한 장관 책임론으로 이어지는 ‘양날이 칼’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인사정보관리단은 대통령실 인사기획관실에서 추천하는 고위인사 후보군을 1차 검증한다. 현 정부 들어 인사기획관은 복두규 전 대검 사무국장, 인사비서관은 이원모 전 대검 연구관이 맡아 공직자 인사 추천·검증 모두 검찰 출신 인사들이 틀어쥐게 됐다는 비판이 나왔다.

논란 와중에 이날 발표된 인사정보관리단장 자리에는 ‘늘공’(직업 공무원) 출신이 임명됐다. 박 신임 단장은 중앙인사위원회 서기관, 중앙공무원교육원 과장을 거쳐 인사혁신처에서 기획재정담당관, 인사혁신기획과장 등을 지낸 ‘인사 전문가’다. 전남 신안 출신으로 이명박정부 시절 대통령 직속 미래기획위원회 파견, 대통령 의전비서관실 행정관 경력도 있다.

단장을 보좌할 인사정보1담당관에는 이동균(46·사법연수원 33기) 서울남부지검 형사3부장검사가 임명됐다. 이 담당관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파견돼 인사 검증 업무를 맡았다. 1담당관은 공직 후보자에 대한 범죄·학력 등 사회 분야 정보를 검증한다.

인사정보2담당관은 이성도(49·행정고시 44회) 국무조정실 평가총괄과장이다. 2담당관은 금융·납세 등 경제 분야 정보 수집·관리 업무를 맡는다. 이성도 담당관은 이명박정부의 ‘민간인 불법 사찰’ 사건에 연루됐다는 의혹으로 과거 검찰에서 참고인 조사를 받은 적 있고, 자택 등도 압수수색 당했으나 혐의가 확인되지 않아 입건되지 않았다.

관리단의 첫 검증 대상은 다음 달 23일 임기가 만료되는 김창룡 경찰청장의 후임 청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 검찰 관계자는 “관리단의 ‘1호 검증’에 관심이 쏠릴 것이고, 만약 부실 검증 등의 논란이 불거지면 그 파급력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