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당선되며 ‘0선’ 꼬리표를 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7일 국회로 출근하며 생애 첫 의정 활동을 시작했다. 이 의원과 대권행 티켓을 다퉜던 이낙연 전 대표는 이날 미국 유학길에 오르며 당분간 정치권과 거리를 두게 됐다.
차기 당권을 놓고 혈투를 벌이고 있는 친이재명계 수장과 친문재인계 수장이 같은 날 대조적인 행보를 보였다. 다만 당권을 둘러싼 계파 갈등에 대해서는 이 의원과 이 전 대표 모두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이 의원은 오전 9시45분쯤 국회 의원회관 818호에 마련된 자신의 사무실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 의원은 자신을 기다리던 취재진을 향해 90도로 허리 숙여 인사했다. 대선과 지방선거 ‘2연패’ 책임론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을 의식한 듯 ‘낮은 자세’를 보인 것이다.
이 의원은 당권 도전 가능성에 대해서도 “아직 깊이 생각해보지 않았다”며 말을 아꼈다. 이 의원은 “제가 국회 초선,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0.5선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며 “전당대회는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선거 패배 책임론과 관련한 질문에는 “낮은 자세로 겸허하게 의견을 듣고 있는 중”이라고 짧게 답했다.
이 의원은 오후 서울 지하철 4호선 삼각지역에 마련된 발달·중증장애인 참사 분향소를 찾아 헌화했다. 이어 장애인단체 관계자들과 면담한 뒤 장애인에 대한 인식 및 제도를 개선할 방안을 찾아보겠다고 약속했다.
이 전 대표는 오전 9시20분쯤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 전 대표는 취재진과 만나 “어떤 사람들은 국내가 걱정스럽다며 어떻게 떠나냐고 나무라지만, 공부하는 것이 더 낫겠다고 판단했다”고 출국 이유를 설명했다.
이 전 대표는 1년간 조지워싱턴대 한국학연구소에서 방문연구원 자격으로 한반도 평화와 국제 정치를 공부할 계획이다. 이 전 대표는 당이 엄중한 상황이라는 질문에는 “동지들이 양심과 지성으로 잘 해결해 가리라 믿는다”고 답했다.
오주환 김승연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