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노출된 이준석·친윤 갈등… 권성동 “권력다툼은 억측” 진화

입력 2022-06-08 04:04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으로부터 윤석열 대통령의 당선 축하 난을 전달받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차기 당권 경쟁의 신호탄으로 여겨지는 이준석 대표 측과 친윤석열계의 신경전이 이어지고 있다.

친윤계 맏형격인 정진석 국회부의장이 이 대표의 우크라이나행을 두고 ‘자기 정치’하는 것 아니냐고 공개 비판하자 이 대표가 발끈하면서 수면 아래 있던 갈등이 가시화되는 모양새다.

우크라이나를 방문 중인 이 대표는 7일 페이스북을 통해 “저는 대한민국 외교부와 정부 입장을 숙지하고 그 범주 내에서 활동 중인데, 한국에서는 러시아 역성드는 이야기만 나오니 의아하다”고 말했다. 또 “대선 기간에 당사에 우크라이나 국기 조명 쏘고 러시아 규탄결의안 내고 할 때 아무 말 없다가 지금 와서 뜬금없이 러시아 역성들면 그게 간 보는 거고 기회주의”라고 지적했다. 정 부의장 등 친윤계 의원들의 비판에 대해 불쾌감을 거듭 표시한 것으로 해석된다.

갈등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자 윤 대통령 최측근인 권성동 원내대표가 진화에 나섰다. 권 원내대표는 ‘이 대표의 당 혁신위원회 설치와 우크라이나 방문을 놓고 권력 투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는 기자들의 지적에 “당대표나 원내대표는 항상 구성원들로부터 비판을 받는 자리”라며 “권력 다툼이라고 보는 것은 지나친 억측”이라고 답했다.

권 원내대표는 당내에서 제기되는 이 대표 조기 사퇴론에 관해서도 “(이 대표는) 전당대회를 통해 선출된 당대표”라며 “대표 임기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것 자체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이 대표 측은 비판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습이다. 혁신위원장을 맡은 최재형 의원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정치인들이 다 자기 정치를 하는 것인데, 이에 대해 뭐라 할 것도 없고, 관심도 없다”며 “당이 새로워지고 개선할 부분이 있다면 그걸 하는 게 소임”이라고 말했다.

혁신위 1호 위원인 천하람 순천갑 당협위원장도 CBS 라디오에서 “저나 최 위원장이나 정치 천재가 아니다”며 “2년 뒤 일을 미리 내다보고 이 대표를 고려해 지분을 챙겨주거나 알박기를 할 능력이 저희한테 있을지 심히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이 대표 행보에 대한 당내 평가는 엇갈렸다. 조해진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2024년 총선 승리를 담보하기 위해서는 지금의 당 모습으로는 안 된다. 혁신위 출범은 잘한 것”이라며 이 대표에게 힘을 실었다. 반면 이인제 전 의원은 이 대표 거취와 관련해 “이제 상황을 정리할 때가 됐다”며 “그를 비판하는 일도 부질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손재호 강보현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