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희롱 우범지대 회식장→사무실로

입력 2022-06-08 04:09
정부가 2018년과 2021년 각각 실시한 실태조사 결과 성희롱 피해 경험률. 여성가족부 제공

지난 3년 동안 직장 내 성희롱이 회식 자리보다 사무실 안에서 더 빈번히 일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자 3명 중 2명은 별도 문제 제기나 의논 없이 피해 사실을 참고 넘겼다.

여성가족부는 7일 이 같은 내용의 2021년 성희롱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9월부터 올해 1월까지 전국 770개 공공기관(5414명)과 1760개 민간사업체(1만2274명) 직원들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응답자의 4.8%는 최근 3년간 직장을 다니며 한 번 이상 성희롱을 당했다고 답했다. 2018년 조사에선 이 비율이 8.1%였다. 여성의 피해 경험률은 7.9%로 남성(2.9%)의 2.7배를 넘었다. 반대로 성희롱 행위자의 성별을 묻는 문항엔 5명 중 4명이 남성이라고 답했다. 또 행위자의 58.4%는 사업주를 비롯해 피해자보다 높은 직급에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자의 41.8%는 사무실에서 성희롱을 겪었다고 했다. 회식 장소는 31.5%로 그다음이었다. 앞서 3년 전엔 회식 장소가 43.7%로 가장 많았고 사무실 내(36.8%)가 뒤따랐다.

정부는 성희롱 피해 경험률이 낮아진 이유 중 하나로 달라진 근무 환경을 꼽았다. 코로나19 유행 확산으로 회식, 단합대회 등이 감소했다는 비율이 90.4%를 차지했기 때문이다. 관련 의식이 높아진 영향도 있다고 봤다. 이번 조사에서 성희롱 피해 이후 ‘참고 넘겼다’고 답한 비율은 2018년 조사 때보다 15% 포인트가량 낮아졌다. 다만 여전히 피해자 3명 중 2명(66.7%)은 특별한 대처를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0.7%는 성희롱 이후 주변으로부터 2차 피해를 본 적 있다고 응답했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