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림길에 선 한반도 평화를 위해 한국 미국 일본 캐나다 교회 관계자들이 전 세계 종교계와 시민단체의 지속적인 평화 캠페인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북한에 대한 경제 제재와 북한을 주적으로 규정한 강경책을 철회해야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불러낼 수 있다는 데도 의견을 모았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총무 이홍정 목사) 화해통일위원회와 한·미 에큐메니컬 워킹그룹은 7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 조에홀에서 ‘한반도 평화를 위한 콘퍼런스’를 열고 이 같은 공감대를 형성했다. 콘퍼런스는 화상회의 플랫폼 줌(zoom)으로도 진행돼 4개국 교회에서 70여명이 참여했다(사진).
기조 발제를 맡은 백학순 김대중학술원장은 “최근 방한한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이 대북 강경책 기조에 의견을 같이했다”며 “경제 제재 유지나 북한을 다시 주적으로 규정한 것 등 최근의 대북 정책 기조는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그동안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경제 제재와 주적 개념을 재고해야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낼 수 있다”며 “이를 고집하는 건 협상의 걸림돌이 될 뿐”이라고 우려했다.
페티 탈봇 캐나다연합교회(UCC) 동북아시아 담당국장은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을 위해 UCC가 진행하는 1만명 서명운동과 같은 자발적 평화 캠페인에 전 세계 교회와 시민사회가 참여해 마음을 모으자”며 “종교계를 중심으로 민간 차원의 노력을 확산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제시카 리 미국 퀸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한·미동맹을 격상하는 게 흡사 동북아의 안정을 꾀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는 북한만 고립시킬 뿐 절대 긍정적이지 않다”면서 “북한은 물론 미얀마와 팔레스타인, 우크라이나 등 세계 분쟁 지역에 모두 평화가 필요한데 동북아시아에만 미국의 역량이 집중되는 힘의 편중 현상은 심각하다. 이 불균형이 종식돼야 결과적으로 세계 평화를 꾀할 수 있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