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일머니 3000억원 돈잔치… 손잡은 미켈슨, 뿌리친 우즈

입력 2022-06-08 04:05

필 미켈슨(미국·사진 왼쪽)의 선택지는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가 주도하는 리브(LIV) 인비테이셔널 시리즈였다. 총상금이 2억5500만 달러(약 3193억원)인 리브 시리즈는 9일 막이 오른다.

미켈슨은 6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리브 시리즈 개막전에 참가한다고 발표했다. 리브 측이 지난 2일 개막전 참가 선수 명단을 공개했을 때는 미켈슨의 이름이 포함되지 않았다. 미켈슨은 더스틴 존슨·케빈 나(미국)와 함께 라운드를 치를 예정이다.

미켈슨은 “몇 달 전 나로 인해 상처 입은 사람들에게 사과한다”며 “실수를 저질렀고 혼자 지내며 겸허함을 알게 됐다”고 했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를 “탐욕적인 리그, 독재체제”라고 비판하며 논란을 불러일으킨 점을 사과한 것이다. 그는 이 발언 이후 후원사 다수로부터 계약해지 통보를 받고 3개월 넘게 자숙의 시간을 가졌다.

미켈슨은 리브 시리즈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나는 진보적인 형식을 좋아한다. 이는 팬들에게도 흥미로울 것”이라며 “PGA 투어가 내게 준 것은 감사하지만 리브에서 새 출발을 할 수 있어 감사하다”고 밝혔다. 미국 스포츠 전문매체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트와 인터뷰에선 “열심히 뛰고 경쟁하고 싶은 마음에 흥분되고 활력이 넘친다”며 “(새로운 시리즈가) 내게 동기부여가 됐다”고 했다.

PGA투어 통산 45승, 메이저 6회 우승에 빛나는 미켈슨의 합류로 리브 시리즈를 향한 관심은 더 커질 전망이다. 이미 리브 시리즈엔 전 세계랭킹 1위 더스틴 존슨을 비롯해 루이 우스투이젠(남아공)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 등 PGA 투어에서 활약한 선수들이 다수 합류한 상태다.

리브 시리즈는 9일 영국 런던 센추리온 골프클럽에서 개막전이 열린다. 리브 시리즈는 매 대회 개인전에 총 2000만 달러(약 255억원)의 천문학적인 상금이 걸려있다. PGA 투어에서 최다 상금액수를 기록한 ‘제5의 메이저 대회’ 플레이어스 챔피언십과 같다. 특히 개막전엔 총상금 2500만 달러(약 314억원)가 책정됐다. 매 대회 선수 48명이 12개 팀으로 나뉘어 컷 탈락 없이 3라운드 54홀 경기를 치르고 최하위를 기록해도 12만 달러(약 1억5300만원)를 벌 수 있다.

타이거 우즈(사진 오른쪽) 는 약 10억 달러(약 1조2548억원)를 제안받고도 리브 시리즈 합류를 거절한 것으로 드러났다. 리브 시리즈를 이끄는 그렉 노먼(호주)은 워싱턴 포스트와 인터뷰에서 “‘0이 9개’ 달린 금액을 제시했다”고 뒷얘기를 전했다. 우즈는 과거 “PGA투어에 헌신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적이 있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