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공산세력 침략” 규정… 단호한 尹, 문정부와 달랐다

입력 2022-06-07 04:08
윤석열 대통령이 6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제67회 현충일 추념식에서 추념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6일 현충일 추념식에 참석해 추념사를 통해 “국립서울현충원에는 공산 세력의 침략으로부터 대한민국을 지킨 호국영령들이 잠들어 계신다”고 밝혔다.

6·25전쟁을 ‘공산 세력의 침략’이라고 규정한 것으로, 이는 전임 문재인정부의 기조와는 차별화되는 것이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재임 동안 현충일 추념식에 모두 참석했지만 6·25전쟁을 ‘침략 전쟁’이라고 언급한 적은 한 차례도 없다. 2020년 추념식에서 6·25전쟁에 대해 ‘북한군의 남하’라고 표현한 게 전부다.

윤 대통령이 이날 “북한의 어떠한 도발에도 단호하고 엄정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강조한 것도 전임 정부와는 다른 태도다. 문 전 대통령은 현충일 추념식에서 북한 핵·미사일 문제에 대한 언급 자체를 하지 않았다.

윤 대통령이 추념식에서 대북 발언 수위를 끌어 올린 것은 잇따른 북한 핵·미사일 도발에 대한 경고 메시지로 읽힌다.

북한은 5일 단거리 탄도미사일 8발을 발사하는 등 새 정부 출범 뒤 미사일 도발을 이어가고 있다. 7차 핵실험도 임박한 것으로 분석된다.

윤 대통령은 추념식 직후 서울 강동구 중앙보훈병원을 찾아 입원 치료 중인 6·25전쟁 참전 유공자와 월남전 참전 유공자를 위로했다. 부인 김건희 여사도 동행했다.

윤 대통령 부부가 만난 유공자들은 일본에서 대학을 다니다 6·25전쟁이 발발하자 자진 참전한 재일 학도의용군 출신 유공자 박운욱씨와 6·25전쟁 당시 낙동강 방어선 전투에서 전공을 세운 정인배씨, 월남전에 참전해 부상을 입은 송상우·조한태씨다.

윤 대통령은 이들을 만나 쾌유를 기원하고 위문품을 전달했다. 윤 대통령은 “코로나19로 면회가 제한되는 병원 사정상 병실 방문을 하지 못하지만, 투병 중인 모든 국가유공자와 보훈 가족의 쾌유를 빈다”고 말했다. 위문품은 전국 6개 보훈 병원 등에 입원한 환자 6300여명에게 전달됐다. 윤 대통령은 조만간 천안함 피격 사건과 연평해전의 희생자 유족과 생존 장병도 용산 대통령실에 초청해 오찬을 할 계획이다.

권성동 원내대표를 비롯한 국민의힘 지도부와 소속 의원 60여명은 현충일 추념식에 참석했다. 우크라이나 방문 중인 이준석 대표는 불참했다.

그간 추념식에 당 지도부 정도만 참석했던 데에 비춰 소속 의원(111명)의 절반 이상이 추념식에 참석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대통령실에서 참석 요청을 별도로 하지는 않았지만 국민의힘 내부에서 자발적으로 추념식에 동행하자는 움직임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