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의 ‘1년’… 선거 2연승에 ‘으쓱’, 성상납 의혹 등엔 ‘암초’

입력 2022-06-07 00:03
우크라이나를 방문 중인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5일(현지시간) 수도 키이우 인근 지역의 파괴된 주택가를 둘러보고 있다. 올렉시 쿨레바 키이우 주지사는 페이스북에 이 사진을 올리며 “이 대표가 이끄는 국회 대표단이 키이우를 공식 방문했다”고 밝혔다. 쿨레바 주지사 페이스북 캡처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오는 11일 취임 1주년을 맞는다.

지난해 6월 헌정 사상 첫 30대 당대표로 선출된 이 대표는 3·9 대선과 6·1 지방선거 연승을 이끄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이 대표 앞에 가시밭도 놓여 있다. 이 대표는 성 상납 의혹과 증거인멸 교사 의혹으로 당 윤리위원회에 회부된 상태다. 또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들의 견제도 넘어야 할 산이다. 이 대표는 자신을 둘러싼 의혹을 풀고, 남은 임기 동안 ‘이준석 견제론’에 대응할 만한 성과를 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이 대표는 국민의힘의 취약 지지층이었던 2030세대의 당원 가입을 독려했다. 그 결과, 지난 1년 동안 당원을 3배 가까이 늘리는 데 기여했다. 또 이번 지방선거부터 공직후보자 기초자격시험(PPAT)을 도입해 ‘짬짜미 공천’ 관행을 줄였다는 긍정적 평가도 있다.

특히 이 대표가 취임 이후 치러진 두 번의 큰 선거에서 국민의힘의 승리를 견인한 것은 치적으로 꼽힌다.

국민의힘 고위 관계자는 6일 “이 대표가 낡고 올드한 당의 이미지를 바꾸고, 국민의힘에 젊은 당의 이미지를 입힌 것은 사실”이라며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2연승’ 하는 데 있어 이 대표의 공도 빼놓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당 내부에선 이 대표의 조기 사퇴론이 거론되고 있다. 이 대표를 둘러싼 성 상납과 증거인멸 교사 의혹 때문이다.

당 윤리위는 오는 24일 회의를 열고 이 대표에 대한 징계 여부를 심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의 거취가 분수령을 맞을 수도 있는 상황이다.

국민의힘 당헌에 따르면 잔여 임기가 6개월 미만인 당대표가 물러날 경우 원내대표가 직을 승계한다.

반면 임기가 6개월 이상 남은 당대표가 사퇴하면 임시 전당대회를 열어 새 대표를 뽑게 된다. 이때 신임 대표는 전임 대표의 잔여 임기까지만 직을 수행할 수 있다.

이 대표의 임기는 내년 6월까지다. 만약 이 대표가 연말 이전에 그만둘 경우 새로 뽑히는 대표의 임기도 내년 6월에 끝난다. 신임 대표가 2024년 총선 공천권을 행사할 수 없는 것이다. 이에 따라 당내에선 이 대표의 사퇴 시점을 연말 이후로 조정한 뒤 내년 2~3월쯤 전당대회를 여는 시나리오도 거론된다.

이 대표에겐 당내 친윤(친윤석열)계 의원들의 견제를 뛰어넘어야 하는 숙제도 있다. 친윤 중진인 정진석 의원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이 대표의 우크라이나 방문에 대해 “자기정치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라면 보통 문제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이에 이 대표는 우크라이나 현지에서 페이스북을 하고 “어차피 기차는 갑니다”라고 남겼다. 정 의원의 지적에 맞불을 놓은 셈이다.

친윤 세력은 이 대표가 띄운 당 혁신위원회도 비판하고 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혁신위에 대해 “조금 더 많은 준비를 한 다음에 하는 게 옳았다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박세환 강보현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