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정치권 기싸움 벌일 때인가… 국회 정상화 시급하다

입력 2022-06-07 04:02
하반기 국회 원 구성이 늦어지면서 민생과 국정 공백 사태가 우려된다. 코로나19 팬데믹, 우크라이나 사태, 북한의 잇따른 도발 등 국내외적으로 시급히 대처해야 할 문제는 산적한데 정치권은 당리당략에 빠져 제 역할을 못 하고 있다. 국회 마비 상태가 계속되자 국민은 정치권에 대한 불신과 함께 입법부의 존재 이유에 대한 의문을 가질 정도다.

국회는 지난달 29일 본회의를 마지막으로 전반기 국회 의장단이 임기를 마쳤지만, 지금까지 국회의장 등 의장단은 물론 상임위원회도 구성을 못 한 상태다. 이러다 보니 국회에 접수된 박순애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 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김창기 국세청장 후보자, 김승겸 합참의장 후보자의 인사청문 절차가 전혀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국세청장 후보자의 경우 국회가 오는 14일까지 인사청문 절차를 끝내지 못하면 청문회 없이 임명되는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 여야가 법사위원장 자리를 두고 대립하는 것이 주된 원인이지만, 지방선거 이후 내부 노선 갈등 등에 휩싸이면서 적극적인 협상에 나서지 않고 있어서다. 이런 상황에서도 여야는 서로 자기 입장만을 내세우고 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6일 기자간담회에서 “법사위원장을 국민의힘 몫으로 하는 건 여야 합의사항”이라며 법사위만 주면 협상이 일사천리로 진행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홍근 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여당이 해야 할 최선의 선택은 당리당략을 버리고 즉각 국회의장을 선출해 국회를 정상화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회 공백 사태가 이어지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간다. 시급한 민생 현안과 경제·안보 위기를 감안하면 지금 정치권이 한가하게 기싸움을 벌일 때가 아니다. 여야는 조금이라도 국민과 국정을 생각한다면 당장이라도 머리를 맞대고 적극적인 협상에 나서야 한다. 국정을 책임진 국민의힘은 의장단 선출을 서둘러야 하고, 민주당은 당초 합의대로 법사위원장을 여당에 넘기는 선에서 하루빨리 국회를 정상화해야 한다. 국회가 더 이상 국민을 실망시키지 않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