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상승 기조가 꺾이지 않으면서 에너지 주식이 승승장구하고 있다. 전통적인 석유·석탄 관련 주뿐 아니라 친환경·신재생 에너지 종목도 강세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당장의 에너지 위기를 해소할 화석연료 수요가 폭발한 데 이어 신재생에너지 전환 압력이 높아진 영향으로 보인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3월 2일부터 이달 3일까지 업종별 지수에서 ‘KRX 에너지화학’ 지수는 9.9% 올라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이 기간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 상위 1~4위는 모두 유가와 높은 상관관계를 가지는 상품이 차지했다. ‘KBSTAR 미국S&P원유생산기업(합성H)’은 무려 41.78% 상승해 1위에 올랐다. ‘KODEX 미국S&P에너지(합성)’(30.91%) ‘KODEX WTI원유선물(H)’(26.53%) ‘TIGER 원유선물Enhanced(H)’(26.49%)가 뒤를 이었다.
세계 최대 에너지 수출국인 러시아와 서방의 갈등이 격화하며 유가가 급등한 영향으로 해석된다. 지난 1월 두바이유는 배럴당 77.03달러였지만 전쟁 직후 급등해 3월 8일엔 사상 최고치인 122.53달러를 기록했다. 서부텍사스유(WTI)도 76.08달러에서 123.7달러로 치솟았다.
친환경 테마 ETF는 화석연료의 급부상에 소외됐지만 지난달 이후 신재생에너지 전환이 가속하며 지난해 말 수준을 회복했다. 국내 친환경 관련주를 담은 ‘TIGER Fn신재생에너지’는 3개월간 15.95% 올라 상승률 8위에 올랐다. ‘KBSTAR 글로벌클린에너지S&P’도 11%대 수익을 올리며 상승률 13위를 기록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지난달 18일 2027년까지 러시아산 화석연료 의존을 끊겠다며 에너지 안보 계획인 ‘리파워EU’를 발표했다. 30일엔 EU 27개 회원국이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90%가량 금지하는 제재에 합의했다.
신재생에너지 관련 국내 개별 기업 주가도 최근 급등세다. 풍력 관련주 씨에스베어링은 지난달 12일 1만2200원으로 최저점에 근접했지만 지난 3일 기준 56.97% 오른 1만9150원에 마감했다. 태양광주 SDN와 한화솔루션도 지난달 중순 대비 각각 63%, 30% 이상 상승했다.
이진호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유럽은 탈러시아 정책으로 태양광 시장의 성장 속도가 가속할 가능성이 있다”며 “2030년까지 총 전력 생산량 중 재생에너지 비중은 50%로 늘 것”이라고 말했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