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특별히 청소년과 청년을 좋아하는 마음이 있어서 더욱 군선교에 끌리게 됐습니다. 군부대 교회에 오니까 제가 좋아하는 청년이 많았고, 그들에게 복음과 더불어 인생 선배로서 삶의 목표를 효율적으로 제시해줄 수가 있었습니다.”
군선교사로 20여년간 활동해 온 김기문 목사는 특별한 활동으로 군 사역에 임하고 있다. 그것은 바로 ‘사진’이다. 중학생 때부터 취미로 시작한 사진 촬영을 군선교에 접목하고 있다. 김 목사는 “처음 유격장을 방문해 위문하게 됐는데 그때 장병들이 일회용 카메라로 자기들끼리 즐겁게 사진찍는 것을 보고 대대장에게 얘기해 그때부터 내가 찍어주게 됐다”고 말했다.
사진을 통해 군선교를 하다 보니 처음엔 다가가기 어려웠던 장병들의 마음이 조금씩 열렸다. 김 목사는 더욱 탄력받아 일상적인 군생활 사진은 물론 유격훈련장, 혹한기 훈련장에도 함께 가 사진을 찍었다. 김 목사는 “그렇게 찍은 사진을 인화해 주일에 나눠 주기도 했고 전역 시에는 군 생활 기간의 사진을 모아서 앨범을 만들거나 액자로 만들어 주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마도 먼 훗날 이 사진을 보고 옛날 기드온 교회를 생각하면 입가에 미소가 떠오를 거라고 생각하며 저도 마음속으로 기쁘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 목사는 군선교에 있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키워드가 ‘감동’이라고 했다. 힘든 군 생활로 심신이 피폐해진 장병들에게 작은 감동은 크나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그는 “군선교의 핵심은 감동을 줘서 장병들의 마음을 얻는 것”이라면서 “사진을 찍어주든 액자를 만들어주든지 해서 한두 명이라도 감동을 받고 마음을 열어 예수님을 받아들이기를 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코로나 기간은 군선교를 함에 있어 상당한 난관이기도 했다. 김 목사는 “사회 여러 분야에서 코로나는 생각지도 못한 암초와도 같았다”면서 “군선교 역시 너무나 힘들고 어려운 시기인 것만은 틀림 없었다”고 회고했다. 이어 “코로나 시기에 부대에 고작 한두 번 들어가서 예배드린 것이 전부일 뿐 사실상 거의 대면예배를 드리지 못했다”며 “그 시기에는 설날, 추석이나 특별 훈련이 있을 때 특별 간식을 넣어주거나 손수 적은 편지를 전달했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고 덧붙였다.
오랜 기간 군 최일선에서 선교를 했던 김 목사도 내년이면 현장에서 은퇴한다. 그는 비록 공식적으로는 은퇴하지만, 선교 활동의 끈을 완전히 놓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목사는 “확실히 정해진 것은 없지만 시골 미자립교회에 가서 보수 없이 사역을 하고 싶은 마음과 해외 선교지에 가서 봉사하고 싶은 마음, 그리고 지금까지 해 왔던 군선교 현장에서 사진으로 섬기고 싶은 마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최경식 기자 k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