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실제 위성 싣고 재도전… 성공 땐 7번째 우주강국

입력 2022-06-06 04:10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의 2차 발사가 열흘가량 앞으로 다가왔다. 지난해 10월 ‘절반의 성공’으로 끝난 1차 발사 이후 약 8개월 만에 이뤄지는 두 번째 도전이다. 2차 발사되는 누리호에는 첫 발사 때와 달리 실제 위성이 탑재된다. 이번 발사에 성공하면 한국은 독자적으로 무게 1t 이상 실용위성을 궤도에 올릴 수 있는 7번째 우주 강국에 합류하게 된다.

5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은 오는 15일 오후 전남 고흥군 나로도 나로우주센터에서 누리호 2차 발사를 실시한다. 기상 악화 등 이변이 있을 경우 예비일정인 16~23일 중으로 날짜가 변경될 수 있다. 발사 시각은 발사 당일에 결정되지만, 1차 발사(오후 5시)와 비슷한 오후 3~7시로 예상된다.

1차가 ‘시험 발사’의 성격이 강했다면 2차는 ‘실전’이다. 1차 발사 당시에는 기능이 없는 1.5t의 모사체 위성(더미 위성)만 실렸다. 그러나 2차 발사 때는 1.3t 모사체 위성과 함께 180㎏의 성능검증위성과 큐브위성(초소형 위성) 4기가 함께 실린다. 성능검증위성은 누리호의 발사성능을 검증하고 국내에서 개발된 우주 핵심 기술 부품이 우주 환경에서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하는 역할을 한다. 큐브위성들은 초분광 카메라 지구 관측, 미세먼지 모니터링 등의 임무를 수행한다.

총 3단으로 이뤄진 누리호는 길이가 47.2m, 중량은 200t에 달한다. 75t급 액체엔진 4기가 탑재된 1단부는 대기권을 돌파하기 위해 연소된다. 75t급 액체엔진 1기로 구성된 2단부는 우주 공간으로 위성을 밀어 올린다. 7t급 액체엔진을 탑재한 3단 로켓은 600∼800㎞ 상공 지구 저궤도에 위성을 진입시킨다.


지난해 10월 21일 1차 발사 당시 누리호는 1·2단 분리에 성공하며 고도 700㎞까지 날아올랐다. 하지만 3단 로켓 엔진이 예상보다 46초 일찍 꺼지면서 목표한 궤도에 위성을 올리지 못했다. 누리호 발사조사위원회가 2개월간 실패 원인을 조사한 결과 비행 중 진동과 부력으로 인해 3단 산화제 탱크 안에 장착된 헬륨탱크의 고정장치가 풀렸다는 결론이 나왔다. 이탈한 헬륨탱크가 부딪치면서 탱크에 균열이 생겼고, 산화제가 누출돼 3단 엔진으로 유입되는 산화제 양이 감소, 엔진이 조기 종료됐다는 설명이었다. 항우연은 같은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헬륨탱크의 고정장치를 보강하고 산화제 탱크 맨홀 덮개도 더 두껍게 강화했다.

누리호의 2차 비행 계획을 구체적으로 보면 발사 후 2분7초가 지난 시점에 고도 59㎞에서 1단이 분리된다. 4분34초 후에는 고도 258㎞에서 2단이 분리되며, 3단 엔진이 가동된다. 14분57초가 지나 궤도속도가 초속 7.5㎞에 이르고 고도 700㎞에 오르면 성능검증위성이 분리된다.

발사 후 16분7초가 지나면 같은 고도에서 1.3t 모사체 위성이 추가로 분리된다. 목표궤도에서 성능검증위성과 모사체 위성이 제대로 분리됐는지 확인하는 데는 데이터 분석이 필요하기 때문에 약 30분이 지나 성공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성능검증위성의 첫 교신은 발사 후 42분23초에 남극 세종기지에서 이뤄질 예정이다.

누리호는 현재 1·2단 결합을 마치고 3단 결합을 앞둔 상태다. 오태석 과기정통부 제1차관은 “누리호에 성능검증위성을 탑재해 우리 위성을 처음으로 독자 발사하는 것으로 정부도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