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락세인 올해 증시에서 연령대·성별 투자 성적을 비교했을 때 70대 이상 여성이 가장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20대 남성(이대남)의 수익률은 과거 같은 조사 때와 마찬가지로 꼴찌였다. 무분별한 ‘단타 매매’를 지양하고 우량한 주식을 장기보유한 것이 고령층이 손실을 덜 입은 비결로 해석된다.
국민일보가 5일 입수한 대형 A증권사 개인 고객 294만명의 1~5월 주식 매매 자료에 따르면, 70대 이상 여성의 수익률이 -8.4%로 같은 기간 전체 투자자 평균(-12.2%)은 물론이고 코스피 성장률(-10.1%)보다도 높았다.
시장이 전반적인 하락세로 돌아선 가운데 고령층이 수익률 방어에 선방했다는 평가다.
20대 남성은 이 기간 17.6% 손실을 보며 수익률 꼴찌를 기록했다. 해외주식 투자로 범위를 좁히면 손실률은 30.1%로 확대됐다. 같은 증권사의 2020년 자료에서도 이대남 수익률은 3.81%에 그쳤다. 같은 해 20대 여성(21.73%) 성적의 5분의 1에도 미치지 못했다.
20대 남성과 70대 이상 여성의 가장 큰 차이는 회전율이었다. 회전율은 투자금 대비 얼마나 주식을 많이 사고팔았냐를 측정하는 지표다. 20대 남성의 올해 회전율은 272.4%를 기록했다. 1000만원으로 투자를 시작했다면 5개월간 2724만원어치를 사고팔았다는 뜻이다. 단기간에 고수익을 얻기 위해 변동성이 심한 주식 위주로 ‘단타’에 몰입한 탓으로 분석된다. 반면 70대 이상 여성의 회전율은 55.8%에 그쳤다. 연초에 매수한 주식 중 절반은 꿋꿋하게 들고 있었다는 의미다.
올해 초부터 시작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공격적인 긴축정책으로 주식시장이 본격적인 조정기에 돌입하며 다른 세대의 수익률도 줄줄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30대(-14.9%)와 40대(-13.0%)는 전체 투자자 평균 수익률(-12.2%)에 비해 낮은 성적을 냈다.
반면 50대(-11.5%) 60대(-10.6%) 70대 이상(-8.6%) 등 중장년층과 고령층은 상대적으로 수익률 방어에 성공했다. 10대의 회전율과 수익률도 눈에 띈다. 10대 투자자들은 올해 -11.2%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60대와 70대 이상 투자자에 이어 3위다. 회전율은 32.9%로 전 연령대 최하위였다. 미성년 투자자 특성상 부모가 자산 형성을 위해 주식을 선물하고 자주 매매하지 않아서 생긴 결과로 해석된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