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내일 총파업… ‘소주대란’ 닥치나

입력 2022-06-06 04:06
민주노총 화물연대가 지난달 28일 숭례문 앞 도로에서 총파업 결의대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화물 노동자들이 정부에 안전운임제 유지를 요구하면서 총파업을 예고하고 있다. 시멘트, 주류 업계 등에서는 ‘물류마비’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리오프닝으로 온기가 돌기 시작한 소상공인들은 소주 공급에서 차질을 빚는 ‘소주대란’을 우려한다.

5일 산업계에 따르면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는 정부에 안전운임 일몰제 폐지, 안전운임 전 차종·전 품목 확대, 운임 인상, 지입제 폐지 등을 요구하면서 오는 7일 0시부터 총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화물연대는 지난 2일 기자회견을 열고 “안전운임제를 폐지하면 과로, 과적, 과속에 내몰려 화물 노동자와 국민의 안전이 희생될 것”이라면서 “화물노동자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한 새 정부의 실효성 있고 신속한 대책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화물연대가 총파업에 나서기는 지난해 11월 이후 약 6개월 만이다.

시멘트 업계 등에서는 물류 마비를 걱정하고 있다. 현재 전체 화물차에서 화물연대 가입 비중은 5% 수준이지만, 컨테이너 화물차 등의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시멘트 업계의 경우 지난해 화물연대 파업 당시 하루 평균 출하량이 최대 80%가량 급감하면서 매출 피해액(1일 기준)이 약 110억원으로 집계됐었다.

이커머스 기업과 외식업체를 운영하는 소상공인 등도 영향권이다. 특히 하이트진로 공장에서 진행 중인 집회로 소주 공급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으면서 ‘소주대란’ 가능성도 제기된다. 하이트진로 화물운송 위탁사인 수양물류 소속 화물차주들은 지난 2일부터 하이트진로 이천·청주공장 입구를 막으며 집회를 벌이고 있다. 화물차주들은 원청회사인 하이트진로에 운임비 30% 인상 등을 요구하고 있다.

화물차주들과 하이트진로 간에 접점이 만들어지지 않으면서 이천·청주공장 출고 물량은 평소의 59% 수준으로 떨어졌다. 하이트진로 소주 출고량의 약 28%가 제대로 시장에 나오지 못하고 있다. 하이트진로 측은 물류 안정화를 위해 운송사와 추가 계약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원청업체라 직접 관여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급하게 수배한 차량도 원활하게 오가지 못하고 있지만, 중소상인이나 업주들에게 피해가 가는 건 막아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3일 참고자료를 내고 “정부가 화물연대와 함께 논의해 문제를 해결하려 노력하고 있음에도 갑작스럽게 집단운송거부 결정을 내린 화물연대에 유감을 표한다. 화물연대의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경찰·해양수산부·산업통상자원부·국방부 등 관계부처 합동으로 비상수송대책을 시행해 물류 피해를 최소화할 방침이다.

김지애 문수정 기자 am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