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환경주일을 맞아 한국교회는 하나님이 만드신 창조 세계를 지키는 다양한 활동을 진행했다. 한국교회는 매년 6월 첫째 주를 환경주일로 정하고 성도들에게 ‘생태계를 보호하는 청지기’로서의 역할을 권면하고 있다.
서울 동작구 송학대교회(박병주 목사)는 이날 교회에 제로웨이스트숍을 열었다. 다회용 커피 필터와 수세미, 대나무 칫솔, 생분해 치실 등 친환경 물품과 세계 곳곳에서 공정무역으로 들여온 상품들이 준비됐다. 한아름 물건을 사든 김미경(61) 집사는 “친환경 물품이 사용하기에 불편하다는 편견이 있다. 그러나 습관이 되면 훨씬 편리하고 경제적”이라며 “환경주일을 맞아 새삼 환경 보호의 중요성을 깨닫고 물건을 구입했다”고 말했다.
송학대교회는 환경주일을 기점으로 개인 컵을 가져온 성도들에게 교회 카페 음료를 할인해주거나 플라스틱병 뚜껑과 사용하지 않는 크레파스를 모아 재활용하는 사역을 1년 내내 진행한다. 6월 한 달 동안 노들나루공원에서 줍깅(쓰레기를 주우면서 하는 조깅)을 개최하고 헌 페트병으로 작품을 만드는 업사이클링 아트 교실을 여는 등 생태적 교회로 나아가기 위한 노력을 이어간다.
박병주 목사는 “성숙한 기독교인이라면 기후 위기 시대에 환경 보호에 동참하는 선교적 발걸음을 내디뎌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작지만 누구나 할 수 있는 일부터 시작해 성도들과 함께 창조 세계를 지키는 일에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세대들과 함께 환경의 중요성을 되새기는 교회도 있었다. 전남 순천 덕신교회(최광선 목사)는 유치부부터 고등부까지 5개 부서 교회학교와 청년부가 특별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환경주일을 지켰다. 유년부와 소년부는 교회가 마련한 ‘작은 지구 도서관’에 있는 생태 관련 책을 읽기로 결단했다. ‘작은 지구 도서관’에는 환경도서 500여권이 준비돼 있다.
덕신교회 청년부는 ‘전기 없는 예배’를 드렸다. 전등을 켜지 않고 마이크 등 음향 시설도 사용하지 않은 예배를 드리며 ‘우리의 불편함이 지구를 살릴 수 있다’는 것을 몸소 체험했다. 원요셉 전도사는 “기후 위기는 신앙의 힘으로 풀어나가야 한다는 의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다음세대들이 환경 보호와 관련된 활동을 하면서 환경을 지키는 의지를 다지는 시간이 됐다”고 말했다.
강원도 춘천동부교회(김한호 목사)는 환경주일을 하루 앞둔 4일 130여명의 성도와 함께 춘천 공지천 주변 환경정화 활동을 진행했다. 이날 2시간에 걸친 정화 활동 끝에 준비한 쓰레기봉투 20개가 거의 찼다. 활동에 참여한 김영득 장로는 “성도들과 한마음이 되어 지역사회를 깨끗하게 할 수 있어 보람 있었다”며 “교회가 먼저 환경을 지키는 일에 본이 돼 주민들에게도 선한 영향력을 끼치길 바란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용미 기자 m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