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명·친문 갈등 속 미국 가는 이낙연, 조기 복귀설도

입력 2022-06-06 04:08
사진=국회사진기자단

이낙연(사진)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일 미국으로 출국한다. 민주당이 6·1 지방선거에서 참패한 지 6일 만이다.

이 전 대표는 향후 1년가량 미국 조지워싱턴대 한국학연구소에서 남북 관계와 국제 정치를 연구할 예정이다. 또 미국 정부나 의회 인맥도 쌓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전 대표는 민주당이 격랑에 빠져 있는 와중에 미국으로 떠나게 됐다.

민주당은 지방선거 패배 이후 친명(친이재명)계와 친문(친문재인)계로 나뉘어 혈투를 벌이고 있다. 차기 총선 공천권을 쥔 당대표 자리를 놓고 양측 간 날 선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출국을 이틀 앞둔 5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 마련된 김대중 전 대통령 내외의 묘소를 찾아 출국 인사를 했다.

이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김 전 대통령의 파란만장한 생애와 깊은 사색의 말씀을 생각했다”면서 “김 전 대통령의 ‘인생은 아름답고, 역사는 발전한다’는 마지막 말씀을 국민 여러분과 함께 되새기고 싶어졌다”고 밝혔다.

앞서 그는 지난달 23일 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에 참배했다. 그 이틀 뒤인 25일에는 경남 양산을 찾아 문재인 전 대통령을 만났다.

정치권에선 이 전 대표가 미국에 머무르며 차분히 차기 대선을 준비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문재인정부 초대 국무총리를 지낸 이 전 대표가 휴식기를 가지며 차기 대권 구상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당 일각에선 이 전 대표의 조기 복귀 가능성도 거론된다. 대선과 지방선거 연패로 민주당이 최대 위기를 맞은 만큼 이 전 대표가 조기에 귀국해 당 쇄신을 이끌 수 있다는 것이다. 오는 8월로 예정된 전당대회 이후에도 ‘친명’과 ‘친문’ 계파 갈등이 봉합되지 않을 경우 이 전 대표가 일찍 귀국해 당내 교통정리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전 대표와 가까운 한 의원은 “국내 정치 상황에 따라 이 전 대표가 예정보다 빨리 한국으로 돌아올 수 있다”며 “당의 요청이 있다면 이 전 대표가 숙고를 거쳐 귀국 시기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승연 기자 ki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