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6·1 지방선거 참패 이후 내분 양상에 빠져들면서 21대 국회 후반기 원(院) 구성도 덩달아 늦어지고 있다. 국민의힘 입장에선 민주당의 집안싸움을 ‘남의 집 불구경’ 식으로 편하게만 볼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국회 공백 사태는 여당인 국민의힘에 큰 부담이기 때문이다.
21대 국회 전반기 의장단과 상임위원장단의 임기는 지난 5월 29일로 종료됐다. 그러나 민주당의 내홍으로 후반기 원 구성을 위한 협상은 올스톱된 상태다. 본격적인 원 구성 협상은 이번 주에도 힘들 것으로 보인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국민의힘도 민주당의 집안싸움이 일단 수습된 뒤 원 구성 협상이 시작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의힘 원내지도부 의원은 5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민주당과의 원 구성 협상에 진척이 없다”면서 “내분을 겪고 있는 민주당이 협상할 수 있는 자세가 돼야 협의가 시작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국민의힘은 후반기 법사위원장을 국민의힘이 맡기로 한 지난해 합의를 민주당이 이행하지 않을 경우 국회의장 선출에 협조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국민의힘 입장에선 민주당 내부 문제가 해결되고, 또 법사위원장을 국민의힘에 넘겨준다는 약속을 지킬 때에 한해 협상 테이블에 앉겠다는 얘기다. 국회 공백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여야 모두 직무유기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법안 처리는 밀려 있고, 국회 인사청문회도 기약이 없는 상황이다.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 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김창기 국세청장 후보자, 김승겸 합참의장 후보자 등이 지명 후 인사청문회를 기다리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른 시일 내에 원 구성 협의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반면 민주당은 원 구성 협상 장기화 가능성을 대비해 우선 의장단 선출부터 하자는 입장이다.
구승은 기자 gugiz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