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145 vs 민주 63… 기초단체 ‘권력지형도’ 확 바뀌었다

입력 2022-06-03 04:03

국민의힘은 6·1 지방선거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도 민주당을 압도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장악했던 기초단체장 권력지형도는 여당의 ‘빨간 깃발’을 중심으로 완전히 재편됐다.

국민의힘은 전국 226개 시·군·구에서 145명의 당선인을 배출했다. 민주당은 63곳의 기초단체장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4년 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에 151곳을 내주며 체면을 단단히 구겼던 국민의힘이 설욕에 성공한 셈이다. 민주당 일색이던 지방권력을 교체해 윤석열정부에 힘을 실어주겠다는 민심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국민의힘은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 기초단체장 66곳(서울 25개·경기도 31개·인천 10개) 중 46곳을 차지했다.

서울만 놓고 보면 국민의힘은 25곳 구청장 가운데 절반이 훌쩍 넘는 17곳을 민주당으로부터 탈환했다. 국민의힘은 2018년 지방선거에서 서초구 1곳을 제외한 24곳을 민주당에 내주며 참패했었다. 국민의힘은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손을 들어줬던 14곳(종로·용산·성동·광진·동대문·마포·양천·영등포·동작·서초·강남·송파·강동·중구) 중 성동구를 제외한 모든 곳에서 승리했다. 여기에 국민의힘은 민주당 강세지역인 도봉·구로·서대문구에서도 구청장 당선인을 배출했다.

국민의힘 서울시당 관계자는 2일 “새로 출범한 정부가 원활하게 국정을 운영할 수 있도록 유권자들이 표를 몰아준 결과”라고 평가했다.


국민의힘은 31곳에서 실시된 경기도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도 22곳을 차지했다. 2018년 지방선거에서는 2곳을 간신히 차지하는 데 그쳤었다. 1기 신도시의 ‘부동산 민심’이 국민의힘 손을 들어준 것이다.

국민의힘은 접전지로 분류됐던 군포와 고양을 석권했다. 군포는 최근 당 지도부가 직접 방문해 1기 신도시 재정비를 약속했던 지역이다. 이곳에서 0.89% 포인트 차 신승을 거뒀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경기지사를 민주당에 내준 것은 매우 아쉽지만,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절반을 훨씬 넘게 차지했다”며 “김동연 경기지사 당선인을 견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인천에서도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부평과 계양을, 무소속 후보가 당선된 강화군을 제외한 7곳에서 승리하는 저력을 보였다.

국민의힘은 수도권과 함께 최대 격전지로 꼽혔던 충청권에서도 민주당을 여유롭게 따돌렸다. 충청권 기초단체장 31곳(대전 5개·충남 15개·충북 11개) 중 23곳을 석권했다. 특히 국민의힘은 대전 5개 구 가운데 유성구를 제외한 4곳에서 승리하며 설욕에 성공했다. 민주당은 4년 전 선거에서 5곳을 ‘싹쓸이’했었다.

윤석열 대통령에 우호적인 충청권 민심이 지난 대선에 이어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재확인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부산·울산·경남 지역 민심도 국민의힘을 선택했다. 국민의힘은 부울경 지역 기초단체장 39곳(부산 16개·울산·5개·경남 18개) 중 34곳에서 승리했다. 특히 부산 기초단체장 16곳을 모두 가져갔다.

국민의힘은 총 18명의 기초단체장을 뽑는 강원도에서도 14명의 당선자를 내며 민주당을 압도했다.

한편 국민의힘의 전통적 텃밭인 대구·경북 지역과 민주당의 텃밭인 호남 지역에서는 상대 정당 소속의 당선자는 나오지 않았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