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세아 그룹이 쌍용건설 인수에 나섰다.
매각을 성공적으로 진행하면, 쌍용건설은 1998년 쌍용그룹 해체 후 24년 만에 민간 투자자를 맞이하게 된다. 해외건설로 잔뼈가 굵은 쌍용건설은 글로벌세아의 해외투자 경험을 더해 ‘디벨로퍼’(부동산 개발사업자) 역량 강화를 기대하고 있다.
2일 쌍용건설에 따르면 글로벌세아 그룹은 최근 쌍용건설의 최대주주인 두바이투자청(ICD) 측에 입찰참여의향서(LOI)를 제출하고 본격 인수작업에 착수했다. ICD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투자계열사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하고 있다.
글로벌세아 그룹은 지난해 매출 4조2500억원을 올렸다. 의류 제조·판매에서 세계 1위인 세아상역을 보유하고 있다. 업계 1위 종합제지업체인 태림페이퍼, 글로벌 EPC(설계·조달·시공) 전문기업 세아 STX엔테크, 친환경 에너지 기업인 발맥스기술 등의 계열사 10곳이 포진해 있다. 현지 생산법인은 10개국에 퍼져 있다.
쌍용건설은 인수 성사 이후에 해외 디벨로퍼로의 도약을 꿈꾼다. 글로벌세아 그룹은 중남미 국가 등에서 투자를 한 경험이 많다. 시너지를 활용해 해외 발전과 철도, 도로 등의 인프라 사업은 물론 도시개발사업에 다양하게 진출한다는 구상이다.
한국에서도 글로벌세아 그룹 관련 공사와 건설사업에 뛰어들 수 있다. 민간 개발사업, 주택 및 호텔사업, 수소에너지 등의 미래사업, 플랜트 관련 사업에서 역량을 강화할 기회를 잡을 것으로 보인다.
ICD는 인수희망자에게 쌍용건설의 지속적인 회사발전을 위한 발전계획에 증자계획을 포함해 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세아 그룹과 ICD는 쌍용건설 발전을 위해 ICD에서 보유한 지분의 인수액보다 더 큰 유상증자를 실행한다는 원칙에 합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음 달 또는 8월 말에 주식매매계약을 맺는 걸 목표로 세부협상을 진행 중이다.
쌍용건설은 1998년 쌍용그룹 해체 이후 2002년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를 거쳐 2015년 아랍에미리트(UAE) 국부펀드인 ICD에 넘어갔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