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 대통령 선거에서 정권교체를 선택했던 민심이 6·1 지방선거에서도 더불어민주당에 매서운 회초리를 들었다. 국민의힘은 중앙권력을 되찾아 온 지 석달도 안돼 지방권력까지 탈환하는데 성공했다. 이번 지방선거 승리로 윤석열정부는 국정 운영의 동력을 확보하게 됐다.
2일 오전 4시 현재 국민의힘은 광역단체장 17곳 가운데 13곳에서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7곳에서 치러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도 국민의힘은 5곳에서 앞섰다.
2016년 총선부터 2020년 총선까지 전국 단위 선거에서 4연패를 당했던 국민의힘은 지난해 4·7 재·보궐선거와 지난 3월 대선에 이어 이번 지방선거까지 3연승을 기록하며 설욕했다.
이번 선거 최대 격전지로 꼽혔던 경기지사 선거에서는 82.76%가 개표된 가운데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가 49.26%를 득표해 김동연 민주당 후보를 0.58%포인트 앞서고 있다.
서울시장 선거는 1일 오후 11시쯤 이미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의 당선이 확실시됐다. 인천 역시 재선에 도전하는 유정복 국민의힘 후보가 박남춘 민주당 후보를 크게 앞섰다.
대권주자들의 출마로 관심을 모았던 인천 계양을과 경기 성남 분당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는 각각 이재명 민주당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힘 후보가 낙승했다.
국민의힘은 서울과 경기, 인천을 비롯해 13곳의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앞서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홍준표 대구시장 후보,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 김두겸 울산시장 후보, 최민호 세종시장 후보, 이장우 대전시장 후보, 유정복 인천시장 후보가 당선됐다. 또 박완수 경남지사 후보, 김태흠 충남지사 후보, 김영환 충북지사 후보, 이철우 경북지사 후보도 당선이 확정됐다. 김진태 강원지사 후보는 당선이 확실시 된다. 경기지사 선거에선 초박빙 경합이 새벽까지 이어졌다. 반면 민주당은 전통적 강세지역인 호남 세 곳(광주, 전남, 전북)과 제주에서만 승리했다.
국회의원 보궐선거는 국민의힘이 5곳, 민주당이 2곳에서 앞섰다. 다만, 충남 보령·서천과 제주을은 개표 막판까지 초박빙 승부가 이어졌다.
이번 지방선거 결과는 2018년 지방선거는 물론 두 달 전 치른 대선 민심과도 크게 달랐다.
민주당은 2018년 지방선거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14곳을 차지하며 압승했다. 하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10곳 이상을 내주며 패배했다. 특히 서울·인천 등 수도권 지역을 내준 것은 뼈아픈 대목이다.
특히 지난 대선에서 이재명 당시 후보가 윤석열 후보보다 더 많은 표를 얻었던 경기와 인천·세종 모두 국민의힘 후보에게 역전당한 점은 민심의 변화를 보여준다.
새 정부 출범 22일 만에 치러진 지방선거 결과는 국민이 새 정부에 대한 견제가 아니라 거대 야당의 ‘입법 독주’에 제동을 건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 강행과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관련 합의 파기 등으로 중도층이 민주당에 등을 돌린 것이 결정적인 패인으로 분석된다.
이번 지방선거의 전국 투표율은 50.9%로 집계됐다. 이는 1995년 지방선거가 처음으로 실시된 이후 역대 두 번째로 낮은 투표율이다. 역대 최저 지방선거 투표율은 2002년 지방선거 당시 48.9%였다.
특히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사전투표에 유권자의 20.62%가 참여해 2014년 사전투표 도입 이후 가장 높은 사전투표율을 기록했지만, 전체 투표율은 크게 떨어지는 이례적인 모습을 연출했다.
최승욱 정현수 구승은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