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승’ 오세훈·홍준표… 차기 유력 대권주자 발판 마련

입력 2022-06-02 04:09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1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 마련된 개표상황실에서 출구조사 결과를 확인한 뒤 환호하고 있다. 최종학 선임기자

국민의힘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와 홍준표 대구시장 후보가 나란히 6·1 지방선거에서 당선되면서 두 사람 모두 여권의 차기 유력 대권주자로 부상하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5년 뒤 대선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에 이어 두 번째 지방자치단체장 출신 대통령이 나올 수 있을까 하는 ‘때 이른’ 호기심이 일고 있다.

오 후보는 1일 치러진 서울시장 선거에서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누르고 ‘사상 첫 4선 서울시장’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오 후보는 2011년 무상급식 주민투표가 무산되자 재선 서울시장직에서 자진 사퇴했다. 이후 20대·21대 두 차례 총선에서 내리 낙선하면서 힘든 시간을 보냈다. 특히 21대 총선에선 당시 정치 신인이던 고민정 민주당 의원에게 패배해 ‘정계 은퇴’ 가능성까지 거론됐다.

그랬던 오 후보는 2021년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승리하며 대반전의 기회를 맞았다. 오 후보는 이번 6·1 지방선거 승리로 앞으로 4년 임기를 더 채우면 최장기·최다선 서울시장 기록도 달성할 예정이다. ‘4선 서울시장’ 고지를 달성한 오 후보는 차기 유력 대권주자 자리를 더욱 굳힐 것으로 전망된다.

광역단체장 가운데 유일하게 장관급 대우를 받는 서울시장은 윤석열 대통령이나 한덕수 국무총리가 주재하는 국무회의에 참석할 수 있다. 오 후보가 윤석열정부와 발맞추며 서울시의 현안을 해결해간다면 정치적 입지가 더 공고해질 수 있다.

이번 선거를 통해 25개 서울구청장직과 서울시의회에서 국민의힘 비중이 높아진 것도 오 후보에겐 호전된 조건이다.

오 후보의 4선 서울시장 임기는 21대 대통령 선거(2027년)보다 1년 앞선 2026년에 끝난다. 차기 대선을 준비할 시간이 충분한 것이다. 다만, 당내 뚜렷한 지지세력이 없는 점은 오 후보의 숙제다.

오 후보는 지난달 17일 관훈토론회에서 차기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해 “(대통령은) 하늘이 불러내지 않으면 안 되는 자리”라며 “서울시장 5선 도전도 생각하고 있다”며 일단 말을 아꼈다.

홍준표 대구시장 후보가 개표 결과 당선이 확실시되자 대구 중구 선거사무소에서 부인 이순삼씨와 함께 꽃목걸이를 걸고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홍 후보도 국민의힘의 텃밭인 대구에서 보수층의 지지를 다지며 차기 대선을 준비할 것으로 예상된다.

홍 후보는 지난해 대선 경선에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패배한 뒤 ‘하방’을 선언하고 대구로 내려갔다. 홍 후보는 대구시장 후보 경선 과정에서 김재원 전 최고위원과 유영하 변호사를 꺾으면서 전통적 지지층으로부터 합격점을 받았다.

홍 후보는 대구 시정 성과를 국정 수행 능력으로 연결하며 ‘대권 3수’에 도전할 것으로 확실시된다. 홍 후보는 지난해 11월 2030 청년 정치 플랫폼인 ‘청년의 꿈’에 ‘2027년 대선에 도전해볼 생각이 있느냐’는 내용의 질문이 올라오자 “검토해보겠다”고 답했다.

다만 홍 후보는 대구 시정을 맡는 4년 동안 중앙 정치와 멀어지게 된 점은 약점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한편, 2일 오전 0시 현재 국민의힘 박형준(부산)·유정복(인천)·김두겸(울산) 시장 후보의 당선이 확실시된다. 또 국민의힘 김진태(강원)·김영환(충북)·김태흠(충남)·이철우(경북)·박완수(경남) 지사 후보도 당선이 유력하다.

민주당에선 강기정(광주)·김영록(전남)·김관영(전북)·오영훈(제주) 후보의 당선이 확실한 상황이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